“미국에서의 특허 분쟁은 유리한 위치를 인정받은 상황입니다. 특허 수익화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병화 툴젠 대표는 25일 코스닥시장 상장에 앞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툴젠은 상장 이후가 더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코넥스 상장사인 툴젠은 내달 초 코스닥 이전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툴젠은 1~3세대 유전자가위 플랫폼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활용해 신약 개발 및 품종 개량 등을 진행 중이다. 툴젠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는 한국 미국 유럽(EU) 등의 9개 국가에서 등록됐다. 미국에서는 분할 출원한 특허 중 일부가 등록되고, 더 범위가 넓은 나머지 특허에 대해서는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다.
툴젠은 글로벌 크리스퍼 원천특허에 관한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특허 수익화 사업의 수익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현재 써모피셔사이언티픽 키진 바이엘 등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18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미국에서 특허 권리가 강화되면 관련 계약 및 수익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특허 분쟁의 핵심은 누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먼저 개발했는가다. 2012년 미국에서는 다섯 기관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출원일에 관계없이 누가 먼저 발명했는지를 판단하는 선발명주의가 적용됐다. 현재 진행 중인 특허 분쟁도 선발명주의를 따르고 있다.
현재 분쟁은 툴젠과 브로드연구소, CVC그룹(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비엔나대, 엠마누엘 샤르펜티에 교수를 통칭)의 3자 구도로 좁혀졌다.
작년에 개시된 2건의 저촉심사에서 툴젠은 선순위 권리자(Senior Party)로 인정받았다. 저촉심사는 두 특허 출원자에 대해 선발명자를 가리는 제도다. 후순위 권리자(Junior Party)인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가 선발명을 증명하지 못하면 툴젠의 특허 권리가 인정된다.
미국 특허청 통계에 따르면 최종 특허 재판에서 75% 이상 선순위 권리자가 선발명자로 인정됐다.
브로드연구소와 CVC그룹은 현재 분쟁 중인 특허를 바탕으로 다수의 기업과 특허권 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이들이 최종 판결 전에 툴젠과 기존 특허 계약에 대한 조정 개념의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화 대표는 “미국 특허 분쟁의 90% 이상은 최종 판결 전에 협상으로 종결된다”며 “내년 6월께에는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내 편집치료제로는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CMT1A) 치료제인 ‘TGT-001’과 습성황반변성(wetAMD) 치료제인 ‘TG-wAMD’를 개발 중이다. 두 신약후보물질은 내년 말과 2023년 사이에 미국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체외 편집치료제로는 고형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플랫폼인 ‘Styx-T’를 보유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한 CAR-T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호주 카세릭스와 15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카세릭스와 공동 개발 중인 고형암 CAR-T치료제는 내년 미국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임상 결과로 기술력이 입증되면 추가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툴젠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10만~12만원이다. 26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해 오는 30일에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모가 상단 기준 12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상장으로 모집한 자금은 특허 등록 및 유지를 위한 수수료 및 임상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청약은 내달 2일과 3일에 진행된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박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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