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여성을 겨냥한 패션 어플리케이션(앱)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온라인 쇼핑이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 초 출생)가 주요 타깃층이던 패션 앱 시장에서 과거 X세대 여성 공략으로 차별화한 패션 쇼핑앱 ‘퀸잇’이 급성장한 배경이다.
25일 NHN데이터가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앱 트렌드 리포트’(패션 업종)에 따르면, 앱 설치 수 기준으로 퀸잇은 올 하반기 가장 많이 성장한 앱으로 나타났다. 277% 증가율로 급성장하면서 전체 패션 앱 순위에서도 에이블리·지그재그·무신사에 이은 4위로 올라섰다.
4050 인기 브랜드 패션 쇼핑앱을 표방한 퀸잇은 연령대별 분석에서 50대가 가장 많이 설치한 앱으로 집계됐다. 40대에서도 최다 설치 앱 3위를 기록했고, 성별 분석 결과 여성 설치 비중이 86%에 달할 만큼 타깃팅 전략이 먹혔다.
동종 패션 앱을 여러 개 중복 설치하지 않은 ‘유니크 유저’ 비중이 55%에 이르는 것도 차별화 요소로 분석됐다. 상위 여성 패션 앱 지그재그(26%) 에이블리(25%) 유니클로(10%)와 비교해도 두드러진 퀸잇의 강점이다.
보고서는 “MZ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과거 X세대를 공략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4050은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구매력이 높아 매력적 시장으로 평가받는다”면서 대표 사례로 퀸잇을 꼽았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퀸잇은 지센·베네통·마리끌레르 등 브랜드 수백개를 입점시켜 온라인 시장 큰손으로 부상한 중장년층 여성을 집중 공략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하는 추세인데 4050 여성 플랫폼은 부족하단 점에 착안한 시도였다.
백화점이 MZ세대 중심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하는 4050 여성복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채널을 제공한 점 역시 성공 요인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에서 사라진 중장년 여성 의류 업체들을 끌어들여 4050 여성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퀸잇은 앱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올 9월엔 패션 플랫폼 중 신규 설치 건수 1위(47만건)를 기록하며 빠르게 안착했다. 업계 관계자는 “4050 여성은 고급 브랜드를 선호하며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X세대에 집중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게 수치로 입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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