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농약을 마시고 세상을 떠난 중국의 유명 왕홍(인플루언서)의 유골이 이른바 영혼결혼식에 이용될 뻔했다.
지난 23일 차이나타임즈 등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지닝시 원상현 공안은 왕홍 뤄샤오마오마오즈의 유골을 훔친 장례식장 직원 장모씨와 장의업자 2명을 체포했다.
원상현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장 씨 일당은 뤄샤오마오마오즈의 화장한 유골을 빼돌려 명혼(冥婚)을 하려는 사람에게 판매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훔친 유골로 명혼에 성공하면 판매자들은 5만~7만 위안(한화 약 931~1304만 원)을 커미션으로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장 씨의 부인은 뤄샤오마오마오즈의 유골은 구매자 측 남성의 유골과 어울리지 않아 명혼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업자들 때문에 알려지게 된 것"이라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쇼트 비디오 플랫폼 틱톡에서 6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던 뤄샤오마오마오즈는 지난 10월 15일 라이브 방송에서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밝히며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방송을 보고 있던 네티즌들이 "사람들에게 (우울증임을) 증명하라", "농약을 마시라"고 압박하자, 뤄샤오마오마오즈는 준비해둔 농약을 마신 후 쓰러졌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네티즌들은 뤄샤오마오마오즈의 유골 도난 소식을 접한 후 "안타깝다", "죽어서도 편하게 눈을 못 감을 것 같다", "이게 인간이 할 일인가", "악습은 없어져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중국 일부 지역에는 명혼 풍습이 남아있다. 미혼 남성이 사망하게 되면 가족에게 불행이 온다는 미신 때문에 부모가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 여성의 시신이나 유골을 함께 묻는다.
2016년 간쑤성에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남성이 2명의 여성을 살해한 뒤 명혼을 원하는 사람에게 팔았다가 체포됐다. 2020년에는 12년 전 사망한 여성의 부모가 사위 몰래 묘를 파헤쳐 판매하려 한 사건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