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가에 위치한 미용실 사장이 예약 고객을 비롯해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70대 할머니에게까지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튜버 구제역은 최근 '갑질 미용실 사장이 70대 할머니 무릎 꿇린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얇은 패딩 소재 점퍼를 입은 한 여성이 미용실 내부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모으고 빌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여성의 곁에는 경찰 두 명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구제역은 "과연 이 할머니는 도대체 얼마나 큰 잘못을 했길래 자신의 손주뻘 밖에 되지 않은 미용실 사장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빌고 있었을까"라며 말문을 열었다.
제보에 따르면 70대 노인은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사건 당일도 홍보하는 업체의 전단지를 해당 미용실의 우편함에 한 장 넣었다고 한다. 그 장면을 미용실 사장 A 씨가 목격하게 된 것이다.
A 씨는 전단지를 보고 업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항의를 했다고 한다. 구제역은 "업체 사장이 A 씨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런데 A 씨는 굳이 이 70대 할머니에게 직접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거였다. 업체 사장은 어쩔 수 없이 '저희가 너무 죄송한데 똥 밟은 셈 치고 우리 회사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한 번만 사과를 해달라'고 할머니에게 부탁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할머니가 사과를 하기 위해 A 씨의 미용실에 찾아가자, A 씨는 자신의 앞에 무릎 꿇고 빌 것을 명령했다고 제보자는 전했다. 당황한 할머니가 "무릎 꿇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A 씨는 할머니를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을 본 할머니는 겁을 먹은 채 A 씨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구제역은 "A 씨는 무릎을 꿇고 있는 할머니를 촬영해 그 사진을 해당 업체 사장에게 전송한 뒤 '사과받았습니다. 수고하세요'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일반인들은 특히 나이 든 분들은 고소당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두려움을 느낀다. 고소를 당하면 감옥에 가거나 어마어마한 벌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 손을 부들부들 떨고 무서워한다. A 씨는 일반인들의 심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자기 손님들이 컴플레인을 걸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전화가 가게 만들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제역은 이 미용실 사장 A 씨의 또 다른 갑질 사건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제보자 B 씨에 따르면 그는 로스쿨 최종면접을 앞두고 이른 아침 7시 45분 미용실을 예약하려 했다.
네이버 예약 시스템상 해당 미용실은 30분 텀으로 예약이 가능했기 때문에 7시 30분으로 예약을 했다. 이후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시스템 때문에 30분에 예약을 했는데 45분까지 가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예약 당일 B 씨는 예약 시간인 7시 45분에 A 씨의 미용실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이 잠겨있던 것이다.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1층인데 문이 잠겨있다"고 말하자 A 씨는 "아…"라는 말만 한 후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B 씨는 "지금이라도 괜찮으니 면접 때문에 머리를 해달라고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도 A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그러다 다른 번호로 전화가 오더니 '네가 늦었잖아 XX야'라고 욕을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B 씨의 번호를 차단해버리고 일방적으로 문자 폭탄을 보내 B 씨가 '노쇼'를 했다며 환불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B 씨가 대응하며 리뷰를 남기자 A 씨는 "녹화본 뜨고 법 대로 하자", "리뷰 삭제하지 않으면 민사 처리하겠다. 내용증명 보낼 거다"라고 말했다. B 씨에 따르면 A 씨는 변호사, 경찰을 사칭해 협박성 발언을 했으며 50통 이상의 전화테러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장이 손님에게 '갑질'을 한 것은 2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고 구제역은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미용실 리뷰에는 B 씨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리뷰 작성자인 C 씨는 "여기 가지 말라. 공기업 면접 있어서 새벽에 예약하고 가도 되냐고 물었고 된다고 했고, 새벽에 갔는데 한 시간 반 동안 기다리다가 결국 머리도 못하고 면접 봤다. 환불은 알아서 해주는데 끝까지 사과 한마디 안 하고 바로 차단하고 문자 전화 다 씹고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네이버 평이 좋은 이유는, 손님이 마음에 안 들면 바로 차단한다"고 했다.
또 다른 고객은 "조금이라도 늦으면 노쇼라고 만원 먹고 내쫓는다. 전화로 미리 양해 구했는데도 그렇다. 반말 찍찍하고 싸가지 없다. 살다 살다 이런 미용실 처음 본다"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A 씨는 "모든 내용이 사실이다. 손님을 안 기다린 제가 잘못한 게 맞다"며 "화를 내면 안 되지만 화가 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렇게 응대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A 씨는 구제역에게 자신과 관련된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제역은 "본인에게 상처 받은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당신이 무릎 꿇린 할머니를 비롯해 당신의 갑질로 피해받은 고객이 당신을 용서한다면 영상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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