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청룡영화상 남녀주연상의 주인공은 설경구, 문소리였다.
26일 오후 8시 30분 여의도 KBS홀에서 제42회 청룡영화상이 진행됐다. 이날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모가디슈' 김윤석, '자산어보' 변요한, '자산어보' 설경구, '승리호' 송중기, '모가디슈' 조인성이 올라 각축전을 벌였다.
설경구는 '박하사탕', '공공의 적' 이후 세 번째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는 "'자산어보'로 배우상을 주신다면 변요한에게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촬영장을 힐링의 현장으로 만들어준 이준익 감독에게 감사하다. 촬영장이 신안 앞바다에서도 1시간 넘게 배 타고 가야 하는데 2~3시간 찍겠다고 12~13시간 되는 거리를 왔다 갔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을 희생하며 보물 같은 영화를 만드는데 큰 힘을 보탰다. '자산어보'는 예산이 상당히 작은 영화였다. 배우들 덕에 큰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의 동지 송윤아와 팬들에게 감사하다. '자산어보' 대사처럼 구정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하지 않는 자산 같은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내가 죽던 날' 김혜수, '세 자매' 문소리, '기적' 임윤아, '낙원의 밤' 전여빈, '콜' 전종서가 올랐다.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은 문소리는 "자매님들 덕분"이라며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게 인사했다.
이어 "'세 자매'라는 영화에 같이 출연한 저와 김선영, 장윤주에게 딸이 있다. 그 딸들이 혐오의 시대를 넘어 당당하고 환하게 웃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영화다. 이 땅의 모든 딸들에게 마음이 전해졌으면 했는데 코로나 시국에 개봉을 해서 아쉽게 많이 전해지진 못한 것 같다. 아쉽게도. 이 자리를 빌려 더 많이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문소리는 2부 오프닝을 연 윤여정과 축하무대를 선보인 홀리뱅을 언급하며 "멋진 언니들이 있어서 우리 딸들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뒷바라지해주시던 엄마 이향란 씨가 70에 배우에 도전을 하셔서 단편 주인공으로 캐스팅이 되셨다. 오늘도 연습실에서 대본 연습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버지가 아프신데도 어머니는 간다고 한다. 저는 응원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버지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향란 배우의 순조로운 촬영을 기원하고, 엄마의 열정이 언제나 큰 가르침이다. 감사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 말씀이 기억이 남는다. 저희 집에 있는 장모 감독님이 굉장히 힘들어한다. 시나리오가 잘 안 풀린다고 매번 힘들어하며 감독으로 재능이 없다고 늘 우울해한다. 창작의 고통에 빠진 모습이 예전엔 멋있었는데 나이 드니까 짠하다. 장준환 씨 머릿속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는 확신한다. 기운 내셨으면 좋겠다. 저는 더 멋진 여자들 얘기 나오는 영화로 찾아뵙겠다"며 트로피를 들어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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