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지가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 지구 내 동화경모공원으로 결정됐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는 29일 "아버지가 작고하신 지 한 달, 그리고 나흘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어디에 모시는 게 좋을 지 많이 고민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남북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신 유지를 받들면서 평소의 아버지답게 국가와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고 순리에 따르는 길을 택하려고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들었다. 파주시와 파주시민의 뜻에 따라 아버지를 통일동산에 위치한 동화경모공원으로 모시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안장일은 준비가 되는 대로 곧 정해질 것"이라며 "이곳에서 보통 사람을 표방하던 고인이 실향민들과 함께 분단된 남북이 하나가 되고 화합하는 날을 기원하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파주시와 시민단체,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국가장을 엄수해 준 정부와 장례위원회에도 다시 한번 더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동화경모공원은 이북 도민의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조성된 묘역 및 납골당 시설이다.
앞서 유족들은 고인의 생전 남북 평화통일 의지를 담아 파주 통일동산을 장지로 희망한 바 있다. 하지만 파주시가 규정상 관광특구인 통일동산에 장묘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 묘소를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산림청도 국유림 매각에 난색을 보여 최종 장지가 미정인 상태였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전날 "이제 아버지를 모실 곳도 찾은 것 같다. 내일 동생이 발표한다"고 미리 알렸다.
그러면서 "유산을 정리할 게 없어 좋다. 연희동 집 하나 달랑 있는데 동생에게 양보했다"며 "나는 대신 담요를 집어왔다. 마지막까지 덮으시던 담요"라며 노 전 대통령의 유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노 관장은 "근 16년을 침대에 누워만 계셨는데 이 곰돌이 담요도 5년 이상 본 것 같다. 싸구려 담요인데 왜 이것만 덮어드렸는지 모르겠다"며 "내 서재 의자 덮개로 안착했다. 아빠가 지켜줄 것 같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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