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친환경 종이로 만든 통장을 제작해 공급한다.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면서도 여전히 실물 통장을 원하는 일부 소비자의 수요에 발맞춘 것이다.
29일 농협은행은 친환경 종이로 제작한 '친환경 통장'을 오는 30일부터 전국 농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통장은 왕겨, 재생펄프와 콩기름 등을 활용해 국제친환경인증(FSC)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만들어졌다.
친환경 통장은 예·적금 상품 가입 고객에 우선 제공된다. 농협은행은 이 통장을 향후 입출식 통장을 비롯한 다른 상품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친환경 통장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들은 그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종이 없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종이통장 발급을 최소화해왔다. 상품에 가입하면서 통장을 발급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실물 통장을 선호한다. 이들의 수요를 고려하면 무작정 종이통장을 없애는 게 능사가 아닌 셈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실물통장이 필요한 고객의 수요와 ESG 경영 실천을 위해 친환경 통장을 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든든한 민족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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