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가 왜 이러는지는 다 안다. 지지율 때문이다. 박스 안에 갇힌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싶을 것이다. 효과도 있다. 사과와 반성을 시작한 지 열흘여 만에 야당 후보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그래도 뒤집지는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 후보가 애태우는 것 같아 한마디 해주고 싶다. ‘상식’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공약도 그렇다. 현 정부 들어 4년여 동안 전국 집값이 두 배, 전월세가 50% 올랐다. 공급 확대 없이 규제와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책을 확 뒤집어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엉뚱하게 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가 표를 얻으려면 이런 모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투기 단속(부동산감독원 신설)과 규제 강화(개발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강화) 위주의 부동산 공약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탈원전 문제는 또 어떤가. 현 정부는 탈원전을 한다며 쓸 만한 원전을 가동 중단하고, 짓던 발전소 건설도 중단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생태계가 무너졌다. 그러면서도 나라 밖에선 ‘탄소중립에는 원전이 필수’라며 원전 수출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안에서는 탈원전-탄소중립 병행, 밖에서는 그 반대 논리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이런 와중에 이 후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40%에서 50%로 더 높이자고 주장한다. 상식을 떠나, 시쳇말로 이게 ‘말’인지 ‘밥’인지 알 수가 없다.
‘정의가 숨 쉬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외치며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 30%대로 떨어진 것은 2019년 말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을 때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을 받는 인물을 ‘검찰개혁 적임자’로 선택한 것이다. 원칙과 상식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변칙과 술수가 난무했다. 586 정치인들은 협상과 타협의 원칙을 버리고, ‘다수결이 민주주의’라며 임대차 3법과 공수처법 등 각종 악법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지금 목도하는 그대로다. “제발 그만해. 이러다가는 다 죽어”(드라마 ‘오징어 게임’ 대사)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대선까지 100일도 안 남았다. 오차범위 내에서 역대급 비호감 주자 간 경쟁 구도다. 20% 넘는 부동층을 잡는 자가 이기는 게임이다. 부동층이 바라는 것은 극히 ‘상식적’이다. 일자리와 집값 안정, 특권 및 불공정 해소 등이다. 답은 이미 다 나와 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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