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협회는 보건복지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최근 대기업 진입으로 발생한 업계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자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위를 구성하고 호소문을 만들었다.
대책위는 호소문에서 “해충방제·방역소독 시장은 연 매출 1억원 이하의 영세업체 1만여 곳이 모여 전체 규모가 연 1조원 수준”이라며 “이 업계에 한 회사당 연 매출 10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기업들이 불공정하게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또 “심지어 각 그룹 계열사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무차별적인 영업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들이 전문기술이나 인력양성 없이 진입해 기존 전문업체의 연구개발 기술과 숙련된 기술 등 핵심 정보를 가져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우리나라 대기업도 기업규모에 걸맞은 사업 방식과 기업 윤리를 갖추길 희망한다”며 “대기업의 역할은 기존 중소업체들이 일궈 놓은 기술력과 노하우만 탈취해 무임승차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자본과 인프라를 갖춰야만 할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진단키트 개발 등의 산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 방역협회 부회장 겸 대책위 위원장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 할 대기업들이 영세 골목시장까지 넘보며 독식하는 상황은 상생이 아니다”라며 “소상공인을 하청업체로 전락시키는 대기업의 횡포와 불공정한 경쟁을 공정위에서 엄정히 조사하고 시장질서를 바로 잡아주시길 간곡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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