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카카오와 동맹…'실핏줄 배송망' 구축

입력 2021-12-01 17:39   수정 2021-12-02 02:02

GS리테일이 물류 역할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플랫폼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투자, 배달 플랫폼 요기요 인수에 이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카카오모빌리티에도 65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에 나섰다. 올 들어 외부 물류 및 플랫폼에 투자한 규모만 4178억원에 달한다. 지난 7월 GS홈쇼핑과 합병하며 공표한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잰걸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물류 시너지

1일 GS리테일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에 65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GS리테일은 이번 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3%(약 334만 주)를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대리운전 호출, 내비게이션, 전동킥보드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번 투자는 물류 분야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GS리테일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크게 세 가지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데이터 분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며 소비자 인근 차량 배차와 빠른 길 안내, 실시간 교통량 계산, 이동 수요 예측 등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 기술을 구축해왔다. 이를 GS리테일의 물류 인프라에 도입하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GS리테일과 카카오모빌리티가 각자 운영하는 자체 물류 서비스에서의 협력도 가능하다. GS리테일의 근거리 배달 서비스 ‘우리동네 딜리버리’는 전국 1만6000여 개 편의점 및 슈퍼마켓을 오프라인 거점으로 삼고, 도보배달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한 전동 킥보드부터 화물차까지 다양한 운송차량을 활용하면 배송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6월 시작한 ‘카카오퀵’은 공장과 물류센터, 점포를 오가는 기업 간(B2B)거래 물류 전용 서비스다. 전국에 퍼진 GS리테일의 오프라인 매장들을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차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전기차용 물류 거점을 만드는 등 친환경 물류 부문에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물류기업에만 4178억원 투자
카카오모빌리티는 GS리테일이 올 들어 물류 분야에서 네 번째로 투자한 기업이다. 지난 4월 GS홈쇼핑이 GS리테일과의 통합을 앞두고 메쉬코리아에 508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 시작이었다. 8월에는 3000억원을 들여 배달앱 2위 요기요를 인수했고, 10월에는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올 들어 물류기업 투자금액만 4178억원이다.

모두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염두엔 둔 투자 행보다. GS리테일은 7월 GS홈쇼핑과 합병하면서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도 밝혔다. 물류·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확충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뿐 아니라 e커머스인 네이버, 쿠팡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e커머스의 필수 역량인 ‘라스트마일’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편의점, 슈퍼마켓 기반의 GS리테일은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전국 1만6000여 개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집 앞까지 제품을 배송해주는 ‘실핏줄 배송망’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물류 투자는 GS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 주문부터 상품 포장, 배송으로 이어지는 물류 과정마다 전문성을 갖춘 외부 기업들에 투자해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요기요를 인수해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배달 플랫폼을 확보하고, 부릉과 팀프레시를 통해 배달역량을 강화했다”며 “모빌리티 1위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협력으로 물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노유정/구민기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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