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내 꿈은 PGA투어 10승…'무서운 신인' 기대하세요"

입력 2021-12-02 17:15   수정 2021-12-02 17:52



지난 7월 10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부산경남오픈 3라운드 당시 대회장에 파문이 일었다.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용준(21)이 이날 하루에만 보기없이 8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는 최종합계 15언더파 공동3위로 대회를 마치며 한국 남자골프에 파란을 예고했다.

배용준은 2022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다. 올해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하며 7개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 통과를 했고 이중 3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여기서 상금 1억3635만원을 따내며 코리안투어 상금순위 37위에 올라 다음시즌 시드권을 따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스릭슨투어도 상금순위 2위를 기록하며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

배용준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겨울 전지훈련에서 숏게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선배들에게 많이 배운다고 생각하자'며 시즌을 시작했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처음 골프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다. 아버지를 따라간 골프연습장에서 처음 퍼터를 잡았는데 10m퍼트가 쏙쏙 들어갔다. "아빠, 골프 정말 재밌는데요?"라고 외친 소년은 빠르게 골프에 빠져들었다. 그해 첫 출전한 대회에서 첫날 81타를 쳤다. 짜릿한 기분에 잠을 설쳤지만 다음날 바로 93타를 치면서 좌절도 맛봤다. "제 안에 있는 승부욕이 강하게 자극됐어요. 골프를 꼭 잘하겠다고 다짐한 날이었지요."

2018년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과 호심배, 2019년 매경솔라고배와 송암배에서 우승하며 국가대표를 지내며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갑자기 닥친 '퍼트 입스'는 한동안 그를 괴롭혔다. 고등학교 시절, 짧은 거리를 남겨두면 손이 떨려 스트로크를 할 수 없었다. "하루에 6~7시간씩 연습해도 고쳐지지 않았어요. 고등학교 2학년때는 내내 퍼트때 눈을 감고 했고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어요." 지금도 시합에서 중요한 순간에는 눈을 감고 퍼트를 하곤 한다. 그간 연습해오며 익힌 몸의 감각을 믿어보는 것이다.

퍼트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높이려 노력하기도 했다. 덕분에 6번, 8번 아이언으로 홀 가까이에 공을 붙이는 날카로운 샷은 배용준의 가장 큰 장기가 됐다.

몰아치기는 그의 또다른 무기다. 스릭슨투어 3차전 둘째날 하루에만 8언더를 몰아치며 준우승을 따냈고 8차전에서는 이틀간 버디만 18개 잡아내며 6타 우승을 거뒀다. 그는 "전투기 조종사이신 아버지께 집중력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비결을 밝혔다. 아버지는 지금도 매일 저녁 아들의 근력을 위해 소고기를 구워주는 가장 큰 응원군이기도 하다.

그의 롤 모델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숏게임, 퍼트 모든 샷이 완벽한 점을 닮고 싶다"며 그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루키로서 공식적으로 첫발을 내딛는 코리안투어 2022시즌 그의 가장 큰 목표는 역시 신인왕이다. 생애 단 한번 주어지는 신인왕을 꼭 따고 싶어요. 첫 대회부터 쏟아붓기보다는 체력과 경험을 쌓으며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면 기회가 주어질거라 믿습니다."

배용준은 내년 8월 PGA 콘페리 투어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최종 목표는 PGA 투어 10승"이라며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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