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견업체에 재직 중인 직장인 박모씨(31)는 최근 게임용 커스텀(맞춤형) PC 구매에 1000만원 가까이 썼다. 컴퓨터 성능을 좌우하는 중앙처리장치(CPU·230만원), 게임 화질을 좌우하는 그래픽카드 두 개(각 200만원)를 샀다.
이 외 메모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부터 마우스, 키보드, 모니터, 게이밍 체어, 마우스 장패드 등도 함께 구매했다. 김씨는 “고가의 게이밍 장비가 게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몇 달 동안 돈을 차곡차곡 모아 구입했다”고 말했다.
고가의 게이밍 장비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일반 게임 유저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게임을 취미로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다. 게이밍 PC는 일반 PC보다 게임을 편리하게,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화면 전환이 빠르고,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승패가 결정 나는 FPS(1인칭 슈팅게임)를 즐길 땐 고사양 장비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일부 게이머 사이에서 “게임은 장비발”이라는 시쳇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게이밍 장비가 고스펙일수록 구매 전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 자신이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어떤 용도로 쓸 건지 등을 고려해보고 필요한 장비를 맞춤형으로 구매하는 게 현명한 소비법이다. 가장 큰 비용이 드는 건 PC 본체다. 본체를 맞출 땐 컴퓨터 사양을 구분짓는 CPU, 그래픽카드 등을 따져봐야 한다.
인텔과 AMD가 대표적인 CPU 업체다. CPU가 처리하는 코어(core)가 높을수록 많은 데이터를 처리한다. 엔비디아와 AMD가 선두주자인 그래픽카드는 게임 그래픽을 결정짓는 필수 부품이다. 그래픽카드가 좋을수록 뛰어난 그래픽 처리가 가능하다.
게이밍 모니터도 중요한 요소다. 게이밍 모니터를 고를 땐 해상도, 주사율, 응답속도 등을 체크해야 한다.
예컨대 QHD 해상도를 출력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등급의 그래픽카드도 필요하지만 QHD 화질의 화면을 출력하는 모니터 또한 필수적이다. QHD 해상도는 FPS, 레이싱 게임 등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을 즐길 때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화질이다. 주사율은 1초에 재생할 수 있는 화면 수를 수치화한 것이다.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인기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선 최소 144Hz(헤르츠) 주사율을 갖춘 모니터를 추천한다.
응답 속도는 게임 내 잔상, 지연과 깊게 관련된다. 쉽게 말하면 사용자가 마우스를 통해 입력한 값이 모니터에 얼마나 빠르게 나타나는지 등을 보여주는 것이다. GtG(Gray to Gray: 모니터의 반응속도를 측정해 표기하는 단위) 등이 빠른 제품을 추천한다.
이외 게이밍 헤드셋과 스피커 등 각종 액세서리도 최근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게임에서 사운드는 중요한 요소다. 예컨대 게임 속 발소리의 원근감을 통해 내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서다. 팀플레이 게임이 늘어나며 팀원끼리 서로 얘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마이크도 제품 구매 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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