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주관하에 한 자리에 모여 성과를 공유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직업기술 대학을 설립한 LG전자를 비롯해 인도 등에서 수질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인 스타트업 ‘파이퀸트’까지 10여개의 기업 및 유관 기관들이 참석했다.코이카는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1 코이카 이노베이션 대회(혁신적 개발협력 사업 성과 공유회)’를 열었다. 이날 성과 공유회는 코이카가 2015년부터 37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혁신적 개발협력 사업’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기업들 간 국내·외 네트워크를 형성해 투자 유치 기회를 도모하기 위해 개최됐다. 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 아름다운커피, 에누마 등 소셜벤처 기업과 외교부, 국무조정실, 대한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들도 함께 참석했다.
혁신적 개발협력 사업은 전문성 있는 민간 파트너와 협업해 개발협력 사업의 원조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2015년부터 6년 간 37개국에서 237개의 세부 사업이 진행됐다. 코이카는 총 690억원의 개발재원을 유치한 성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와 현지 스타트업·소셜벤처 대상의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개발도상국 주민이 생산·유통·소비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IBS) △해외기관과의 임팩트 투자와 혼합금융 중심의 혁신적 파트너십 프로그램(IPS) 등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코이카가 진행하는 IBS 사업에서 대표적인 파트너 업체가 LG전자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코이카와 손 잡고 에티오피아에서 약 24억원을 투입해 ‘에티오피아 직업기술대학 운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2014년부터 3차에 걸쳐 에티오피아에서 ‘코이카-LG 희망 직업훈련학교’를 설립해 정보통신(IT) 기기·통신/멀티미디어 기기·가전/사무기기 등 3개 분야에 대한 교육 과정을 운영해왔다. 특히 자사 명장들을 직접 현지에 파견해 기술을 전수하고 우수 학생을 두바이 법인으로 해외 연수를 갈 수 있도록 하는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도 유사한 사업에 나선다. LG전자와 코이카는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3년 간 13억원을 투입해 ‘캄보디아 전자 전기 ICT 분야 청소년 직업훈련을 통한 가치사슬 강화 사업’을 수행한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및 바탐방 지역의 3개 공립 직업훈련센터의 낙후 시설을 개선하고 교육 및 교사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산학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이 센터를 졸업한 약 540명의 캄보디아 청소년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개도국에서 민간 원조를 펼치는 이 사업에는 대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들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날 첫 번째로 사례를 발표한 국내 스타트업 ‘파이퀀트’는 2018년 코이카 혁신적 개발협력 사업의 파트너로 선정돼 현재까지 총 8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를 통해 휴대용 수질 측정기 ‘워터 스캐너’ 기술을 개발하고 개도국에서 현지 실증 테스트 등을 거쳤다.
이밖에도 방글라데시에서 지속 가능한 식수 공급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글로리엔텍', 탄자니아·우간다·케냐에서 태블릿 기반 아동교육 앱 확산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에누마', 르완다에서 커피 협동조합 엑설러레이팅 사업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커피', 캄보디아에서 팜슈가 비즈니스 가치사슬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꽃피는 아침마을' 등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손혁상 코이카 이사장은 “혁신은 여러 분야에 해당하는 단어지만 오늘 강조하려는 것은 민간과 파트너십에서의 혁신”이라며 “공공 부문과 민간이 협업을 통해 개발 효과성을 높인다는 접근법은 코이카가 중장기 경영목표에서 비중있게 다루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민간 주체들과 실질적으로 협업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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