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선두 경쟁

입력 2021-12-02 17:49   수정 2021-12-03 01:31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가 전통적인 보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헬스케어 사업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두 회사 모두 그룹 내 헬스케어 전담 계열사로서 국내외 정보기술(IT) 및 바이오 기업들과 ‘헬스케어 연합군’을 결성해 독자 플랫폼을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사의 비보험 분야 진출 장벽을 완화한 이후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KB와 신한 간 ‘리딩금융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헬스케어 연합군 구축 나선 KB

KB손보의 자회사 KB헬스케어는 비트컴퓨터·테라젠바이오와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했다. 비트컴퓨터와는 기업주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내년 1분기 중 우선 KB금융 계열사 임직원에게 시범적용할 예정이다. 2분기부터는 비대면 의료 정보 등을 공유하며 국내외 기업 간 거래(B2B) 헬스케어 사업 전반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테라젠바이오와는 ‘소비자 직접 의뢰(DTC·direct to consumer)’ 유전체 검사 서비스와 병원·건강검진 연계형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유전자를 분석해 고객이 미리 건강상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또 영양관리 솔루션 업체인 알고케어와 △고객별 맞춤형 영양 관리 서비스 △만성질환자 복약 관리 서비스 사업 등도 공동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낙천 KB헬스케어 대표는 “회사가 서비스에 가입하면 임직원들은 개인별로 맞춤형 건강 관리를 받고 영양제 제공, 검진 서비스 등 원하는 혜택을 받아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전략적인 연합 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출격 채비 마친 신한
헬스케어 자회사 출범을 앞둔 신한라이프도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금융당국의 설립 본인가 절차만 남겨둔 자회사의 사명은 ‘신한큐브온’으로 정했다. 신한큐브온은 인공지능(AI) 홈트레이닝 앱 ‘하우핏’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하우핏은 AI 동작인식 기술을 적용해 집에서도 정확한 자세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바일 앱 서비스다. 이를 통해 운동 및 영양제 처방 등 관련 서비스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종 업체 간 제휴도 가시화하고 있다. 우선 CJ제일제당과 손잡고 신한라이프 강남센터에 ‘헬스케어룸’을 열었다. 소비자가 방문하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고객별로 맞춤형 영양제를 안내해 준다. 또 고려대의료원과 협력해 건강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솔루션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AI진단 솔루션 업체 루닛을 통해서는 사내 임직원 검진 시 유방암 진단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를 보고 헬스케어 분야에 장기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대 금융그룹 간 헬스케어 주도권 경쟁이 향후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보험사 부수 업무로 열어준 데 이어 올해는 △헬스케어 자회사 소유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하는 선불전자지급 업무 △건강용품 판매 플랫폼 사업 등도 허용하기로 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두 대형 금융지주가 헬스케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부터 다른 보험사들도 속속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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