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친환경 연료 개발하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

입력 2021-12-02 18:24   수정 2021-12-02 18:25

이 기사는 12월 02일 18: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이달 친환경 에너지·화학기업인 덴마크의 할도톱소(Haldor topsoe)와 ‘친환경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할도톱소는 친환경 에너지·화학 분야의 다양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친환경 연료인 이퓨얼(e-fuel)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한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얻은 뒤 이를 이산화탄소 등과 혼합해 만든 신개념 합성연료다. 원유를 한 방울도 섞지 않았으면서도 인공적으로 휘발유나 경유와 비슷한 성상(性狀)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포집해 반복 활용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적인 자원순환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이퓨얼은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 있다. 수소, 전기차와 달리 충전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없이도 기존 내연기관차를 친환경차로 바꿔 준다는 점에서 현실성 높은 차세대 동력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덴마크 할도톱소는 블루·그린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 생산하거나,신재생 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등의 그린수소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친환경 건축소재, 산업용 탄산가스 등으로 재활용하는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수소와 이산화탄소 활용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퓨얼 기술을 공동개발할 계획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해 얻은 기름인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납사를 생산하는 것도 ESG경영 일환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부터 우선 100톤의 열분해유를 정유 공정에 투입해 실증 연구를 수행하고있다. 안전성을 확보한 뒤 투입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된 납사는 주변 석유화학사에 공급돼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탄생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사업을 통해 폐플라스틱의 반복 사용이 가능한 순환경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열분해유 원료 도입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탄소배출 저감과 국내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보유한 DCU(Delayed Coking Unit·열분해공정)를 활용해 향후 연간 5만톤 규모의 신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도입애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현행법상 현대오일뱅크와 같은 석유정제업자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신청, 지난 9월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를 승인 받아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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