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차기 지부장 선거가 강경파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현대차지부는 3일 "9대 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안현호 후보조가 1만4238표(34.34%)로 1위, 권오일 후보조가 1만3632표(32.88%)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4만8747명) 중 4만1458명(투표율 85.05%)이 투표한 결과다.
권 후보는 강성 성향인 민주현장투쟁위원회(민주현장) 출신으로 강한 집행부를 표방하고 있다. △전기차 핵심부품 조립공장 유치 △자동화·외주화·모듈화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막는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안 후보도 금속연대, 중앙파 출신의 강성으로 분류된다.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당시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을 지냈고 현대차와의 연대총파업 투쟁을 이끌었다. 안 후보는 △해외공장 운영에 노조 개입 강화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합리적 노사관계를 표방했던 이상수 전 지부장은 8259표(19.92%)로 3위에 그쳤다. 2013년 이후 오랜만에 등장했던 ‘실리파’ 임원진의 퇴장이다. 이 전 지부장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립한 공적을 내세웠지만, 현장의 반응은 달랐다는 평가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현장에선 강한 집행부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며 "남양연구소로 대표되는 현대차 MZ세대(R&D분야 연구원들)의 지지를 받은 두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올라갔다"고 말했다.
실제 지부장 선거 최대 표밭(유권자 6000명)인 남양연구소에서 권오일 후보가 1671표, 안현호 후보가 1873표 획득한 게 승패를 좌우했다는 평가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7일 지부장 선거 결선 투표를 진행하며, 결과는 8일 확정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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