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오픈런’(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쇼핑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을 부른 명품의 인기는 해외 경매 시장도 달구고 있다. 세계 경매업계의 쌍두마차 중 한 곳인 미국 소더비의 올해 연간 명품 낙찰액은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1825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리셀(재판매) 시장 확대와 함께 관련 분야 육성에 나선 소더비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펜타는 2일(현지시간) 올해 11월까지 소더비를 거친 명품 경매 낙찰 총액이 9억6600만달러(약 1조1422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6억4000만달러) 수치와 비교해 50% 급증한 규모다.
해당기간 입찰자 수와 평균 판매액도 각각 22%, 57% 뛰어 우상향 추세를 나타냈다. 현재까지의 호실적에 비춰 12월 소더비의 전체 명품 거래액은 누적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소더비의 글로벌 럭셔리 경매 부문 대표인 조시 펄랜은 사치재 소비자들이 리셀 제품 구입을 꺼리지 않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고, 온라인을 통한 경매 진행 등이 명품 부문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과거 고객들이 귀금속과 시계에 관심을 가졌다면 운동화, 가방, 위스키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펄랜 대표는 전했다. 일례로 올해 10월의 경우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 경기에 신은 농구화 중 초창기 제품으로 꼽히는 나이키 한정판 에어쉽 농구화는 147만2000달러(약 17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리셀 시장의 주류인 젊은층이 경매 시장도 달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더비에 따르면 40세 미만 경매 참가자가 3분의 1 가량 늘었다.
경매업계에선 과거 예술작품 거래가 주력이었지만 최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명품, 대체 불가능 토큰(NFT) 등에 주목하고 있다.
펄랜 대표는 "럭셔리(명품)의 정의가 확대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명품을 수집 대상으로 간주하며 새로운 범주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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