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간접광고(PPL)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tvN 드라마 '지리산'. 여기에 약 2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했던 중국의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iQIYI)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 해고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중국 현지 매체 '차이징', '이카이 글로벌' 등에 따르면 최근 아이치이는 전체 인력의 20~40%에 달하는 규모의 정리 해고에 들어갔다. 아이치이의 지난해 기준 직원 수는 7721명으로, 이번 정리 해고로 인해 약 1500~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매체들은 아이치이의 이번 방침을 두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고'라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치이는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아이치이의 지난 3분기 매출은 76억 위안(한화 약 1조411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6%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17억 위안(약 3156억 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5억 위안(약 928억 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아이치이의 연간 매출 증가율은 2016년 111.3%에서 지난해 2.5%까지 쪼그라들었다.
구독자 수도 감소세다. 아이치이의 전체 구독자 수는 지난 9월 30일 기준 1억360만 명으로, 지난 6월 말(1억620만 명) 대비 260만 명 줄어들었다.
아이치이 관계자는 "광고 수입이 두드러지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예능과 드라마 프로그램 시청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아이치이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 당국의 검열에 따른 콘텐츠 부족을 꼽는다.
아이치이는 '중국판 넷플릭스'라고 불리지만, 넷플릭스 히트작 '오징어게임'과 같은 콘텐츠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중국에선 한국 콘텐츠가 불법 유통되는 현상이 생겨나기도 했다.
한편 아이치이는 앞서 "오징어게임 같은 작품은 중국에서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콘텐츠의 가치를 깎아내린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