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는 위험 회피의 또 다른 신호”로 진단했다. Fed가 돈줄을 죄면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 시장에는 악재가 된다.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스트래티지스 창업자는 “비트코인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 고성장 기술주의 약세도 암호화폐에 악재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주식시장의 기술주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는 추세다. 오미크론 공포에다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나자 3일 나스닥(-1.92%) S&P500(-0.84%) 다우(-0.17%) 등 뉴욕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
‘빚투’(빚내서 투자)를 낀 파생상품이 폭락장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도 많다. 스톡턴은 “암호화폐 파생상품으로 인해 가격이 더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익 실현 또는 위험회피 목적의 비트코인 매물이 쏟아지자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청산이 발생, 현물 낙폭을 키웠다는 것이다. 백 COO는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는 암호화폐 투자자에게도 하루 20%를 넘는 하락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라고 했다.
한 암호화폐거래소 대표는 “올 들어 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품이 낀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으론 매도 폭탄에 따른 큰 폭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비교해 희소성이 떨어지고 기술력 검증도 덜 된 알트코인은 변동성 위험이 훨씬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급락장이 거품 붕괴의 시작인지, 저가 매수 기회인지를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안토니 트렌체프 넥쏘 공동창업자는 “트레이더들의 레버리지 거래 때문에 계단식 매도 주문과 청산이 발생한다”며 “비트코인이 4만달러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하면 3만~3만5000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저스틴 디애너선 에코넥스 매니저는 “저점 매수를 준비하기 위해 테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했다. 테더는 달러에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다른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데 쓰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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