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서 명세표 없앤 신한은행

입력 2021-12-05 18:06   수정 2021-12-06 01:21

신한은행이 자동화기기에서 발행하는 거래명세표를 모두 없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업무환경) 운동’의 일환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전국 영업점에 배치된 총 6267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 기기에서 종이 명세표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삭제했다. 기존에는 ‘명세표 생략(거래종료)’과 ‘발급’ 중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래내역을 문자메시지나 ‘알림톡’ 기능을 통해 받거나 거래 종료만 선택할 수 있다. 은행의 최신 스마트 ATM에선 입금, 출금, 송금, 조회 등 총 60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에는 한 업무를 끝낼 때마다 종이 명세표를 발급받을지 선택하도록 했다.

금융소비자 대부분은 명세표를 받은 뒤 바로 버리거나 ATM 옆에 배치된 세절기에 넣는다. 그동안 종이 낭비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사용한 명세표는 총 7만9499롤. 1개 롤은 150m로 롤당 1470여 장의 명세표가 인쇄된다. 작년 한 해 신한은행에서만 1억1686만 장이 나온 셈이다. 이를 일렬로 이어붙이면 서울~뉴욕 간 거리(약 1만1000㎞)를 훌쩍 넘어서는 약 1만1925㎞에 달한다.

명세표가 인쇄되는 특수용지에는 환경호르몬 성분인 비스페놀S가 배출된다는 게 알려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비스페놀을 독성물질로 분류해 2016년부터 제조, 판매,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종이 명세표가 없더라도 문자메시지나 알림톡으로 거래내역을 모아볼 수 있어 고객의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소비자가 각종 증빙을 위해 종이 명세표가 필요한 경우 거래내역 조회 기능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페이퍼리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펀드와 신탁 상품에 가입할 때 출력하던 투자설명서 및 계약서를 모바일 전자통지와 이메일로 교부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투자 상품 가입 시 출력하던 A4용지가 매년 5000만 장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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