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받기위해 현지 공무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오던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 등 임직원 4명이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김남훈 부장검사)는 6일 당시 대구은행장을 겸직했던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과 당시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상무)인 A씨, 글로벌사업부장 B씨, 현지법인인 DGB 특수은행(SB)의 부행장인 C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김 회장 등 4명은 지난해 4∼10월 대구은행의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를 받기위해 공모해 캄보디아 금융당국 공무원 등에 대한 로비자금 350만달러(41억원 상당)를 현지 브로커에게 건넨 혐의(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로 기소됐다. 특수은행은 여신업무만 가능하지만 상업은행은 수신·외환·카드·전자금융 등 종합금융업무가 가능하다.
이들은 또 지난해 5월 로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특수은행이 사려고 했던 현지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부풀려 로비자금 300만 달러가 부동산 매매대금에 포함되는 것처럼 가장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도 받고 있다.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국제뇌물방지법)은 OECD 회원국 36개국을 포함해 44개 국가가 가입된 다자협약인 '뇌물방지협약'에 따라 제정된 법이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을 제공하고 인허가를 취득하는 행위는 국제사회 대외 신용도 하락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해외로 송금한 국내은행의 자금을 로비자금으로 횡령해 회계 투명성을 악화시키는 중대한 범죄"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번 기소는 브로커에게 뇌물을 주더라도 직접 뇌물을 공여한 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2018년 11월 신설된 국제뇌물방지법을 적용한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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