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공간 수주전에 뛰어든 한국무역협회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보행 명소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코엑스~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잠실 일대로 이어지는 2㎞를 보행 관광명소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무협 컨소시엄과 경쟁하는 한화그룹 컨소시엄은 마이스 분야 세계 1위 업체와 손잡고 복합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관광명소 조성
6일 무협에 따르면 컨소시엄이 지난달 29일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엔 코엑스를 시작으로 현대차 GBC를 관통한 후 탄천 보행교를 건너 잠실 수변레저시설까지 이어지는 약 2㎞ 일대를 보행 관광명소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보행로에는 서울을 상징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잠실 마이스 복합공간에 조성되는 전시컨벤션센터도 미국 뉴욕 재비츠센터, 호주 ICC 시드니같이 수변을 조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무협 관계자는 “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한강과 탄천 등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안서엔 일조권 및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담겼다. 무협은 인근 주거단지와 학교의 일조권을 보장하고 사생활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시설물의 높이와 배치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대형 전시회 전후로 발생할 수 있는 화물차 정체 현상은 선진 물류 및 하역 시스템 도입으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인근 전통시장 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지역 맛집 축제, 사업지 내 야시장 운영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무협 관계자는 “대형 이벤트가 없을 때도 시민과 관광객이 언제라도 찾아오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35만7576㎡ 부지를 2029년까지 전시·컨벤션시설(12만㎡), 야구장(3만5000석), 스포츠 다목적시설(1만1000석)과 호텔(900실),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 등 종합 마이스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6년 사업 제안 기준 총사업비는 2조1672억원에 달한다. 시행자가 사업비를 전액 부담하고, 40년간 운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된다.
글로벌 마이스 업체와 손잡은 한화
한화건설이 주축이 된 한화그룹 컨소시엄은 잠실 복합공간 수주를 위해 마이스·아레나 분야 세계 1위 설계회사인 파퓰러스와 손잡았다고 이날 발표했다. 파퓰러스는 미국 양키 스타디움·LA 컨벤션센터,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등을 설계한 설계·컨설팅 회사다. 세계 최대 돔 공연장인 필리핀 아레나를 건설하며 한화건설과도 호흡을 맞췄다. 한화그룹은 HDC그룹 및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넥슨, 킨텍스, 신라호텔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한화그룹이 전체 지분의 39%, HDC그룹이 20%를 출자했다.
이번 사업을 공고한 서울시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산하 서울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위탁해 사업제안서를 검토 및 평가하고, 이달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기술(600점), 가격 및 공익성(40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와 시의회 보고를 거쳐 2023년 상반기 실시협약을 체결한다. 착공은 2023년 하반기 이뤄질 예정이다.
강경민/신연수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