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시비가 붙어 실제로 만나서 싸우는 이른바 '현피'를 벌이다 살인을 저지른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정재오 재판장)은 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 3월13일 오전 1시40분께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B씨(28)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수개월 전부터 온라인 게임을 함께 했고, "게임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다. A씨는 B씨에게 수차례 만남을 요구했지만 B씨는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 당일 A씨가 자신의 집 근처인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로 찾아오라고 도발했고, B씨는 A씨의 '현피' 요구에 경기도에서 대전까지 차를 몰고 찾아갔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범행 직후 현장을 잠시 이탈했다가 119구급대를 부른 뒤 구급대원의 지시에 따라 B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B씨는 결국 사망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범행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충격에 빠져 있고 피고인의 반성한다는 말과 글 몇 마디로 사망한 피해자의 생명을 되돌리거나 되살릴 수 없다"면서 징역 2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게임에서 사소한 다툼으로 피해자에게 만나서 싸울 것을 요구한 피고인은 단 한 번 대동맥과 요추를 관통시켜 피해자를 사망하게 할 정도로 잔혹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범행 직후 B씨를 구조하려 했던 점 등을 고려해 선처를 요청했다. A씨 역시 최후 변론에서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한다. 정말 죄송하고 한 순간의 실수로 범죄자가 돼 선처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이날 공판에서 흉기를 구매한 시점과 보관 방식에 대해 묻는 판자의 질문에 "회를 뜨는 사람이 안 필요하겠느냐"며 신경질적으로 대답해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8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