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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잡지의 대명사였던 플레이보이가 메타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발행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독보적인 성인용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플레이보이의 기업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플레이보이는 지난 10월 자사의 토끼 로고를 활용한 NFT '래비타스(Rabbitars)'를 발행했다. 각기 다른 모양의 토끼 캐릭터 그림 1만1953개를 개당 0.19이더리움에 판매해 총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래비타스는 세계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씨에서 거래 가능하다.
플레이보이는 1953년 설립돼 7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플레이보이 잡지는 외설적이기만 한 다른 성인용 잡지와 달리 수준 높은 소설과 에세이, 인터뷰 기사 등을 싣는 것으로 유명했다. 잡지는 지난해 폐간했지만 방대한 양의 사진과 영상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성인용 메타버스'를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래비타스가 플레이보이 메타버스에 입장할 수 있는 열쇠 기능을 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메타버스 시대에 살아남을 곳은 메가 IP를 가진 기업"이라며 "플레이보이는 그동안 쌓아온 저작물을 NFT라는 그릇을 이용해 신규 매출로 변화시킬 계획"이라며 설명했다.
토끼 로고와 플레이보이라는 이름이 갖는 가치도 높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성인 산업에서 플레이보이만큼 압도적인 인지도를 지닌 곳은 없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홍보업체 프로모티크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플레이보이는 21위를 차지해 비자, 버거킹, 레드불, 레고, 마블 등보다 순위가 높았다.
플레이보이 로고가 들어간 의류, 지갑, 향수 등의 글로벌 판매액은 연 3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플레이보이는 브랜드 제공 대가로 5~10%를 수수료를 받는데, 이를 통해 연 1억5000만~3억달러의 수익을 올린다.
2011년 상장 폐지됐던 플레이보이는 올해 2월 미국 나스닥에 재상장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종가는 35.72달러로 상장일 대비 175% 올랐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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