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캠프의 실용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윤 후보 캠프의 글로벌비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 화상으로 참석해 각 후보의 대북 정책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김 전 차관은 한·미 외교·경제장관 2+2회담을 제안했고 위 전 본부장이 이에 긍정적이라고 화답하는 등 한·미 동맹 발전 방향에서는 비슷한 입장을 보였지만 대북 정책에서 큰 입장차를 보였다.
이 후보 측은 ‘실용적 대북 정책’을 내세우면서도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위 전 대사는 “이 후보는 이론적으로 경도됐고 대북 유화론자라고 추정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협상과 대북 포용정책이 유연한 방식으로 구사돼야 하지만 북한의 약속 위반이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정정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는 대화와 협상 뿐 아니라 보상과 제재, 압박 등을 한·미·일 공조하에 다양하게 섞어서 구사할 것”이라며 “쉽게 도달한 합의는 쉽게 파기될 수 있기 때문에 첫 조각부터 상대적으로 쉬운 이슈와 함께 비핵화 및 안보, 평화 이슈를 함께 묶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 후보 측은 북핵 억지를 위한 한·미 양국 간 확장억제 정책의 강화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김 전 차관은 “미국의 확장 억제 전략에의 한국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 등 전략핵 운용체계 배치를 협의해야 한다”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 실질적 진전을 보이는 대가로 종전협정을 요구하지 않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며 “미국 정부는 종전 ‘선언(decclaration)’ 대신 ‘성명(statemen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 간 균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북 제재 이행 방식에 있어서도 시각차를 보였다. 위 전 대사는 “제재 와 압박 등 다양한 수단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한 반면, 김 전 차관은 “북한이 실질적인 진저을 보일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앞서 미·북 양자가 단계적으로 동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스냅백(조건부 제재 완화)’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윤 후보 측 김 전 차관은 이날 “스냅백(조건부 제재 완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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