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우려하는 납세자의 할부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른 만큼, 종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예년에 비해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KB·현대·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이달 초부터 종부세 납부 고객을 겨냥한 각종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무이자 할부는 물론 납부액 일부 캐시백, 결제 할인 혜택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는 양상이다.
삼성카드는 이달 말까지 5만원 이상 국세 및 지방세를 납부하는 고객에게 2∼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에 따라서는 부분적으로 이자를 면제하는 10·12개월 할부 혜택이 주어진다. 납부액 1000만원 이상 고객에겐 최대 10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5만원 이상 국세 및 지방세를 납부하는 고객에게 2∼7개월 무이자할부 또는 10·12개월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종부세 납부 마감일인 15일까지 100만원 이상 국세를 납부하는 고객에겐 최대 4만원 캐시백 혜택도 주어진다.
현대카드는 이달 15일까지 국세 납부액이 10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최대 5만원의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국세, 지방세 납부액이 5만원 이상일 경우엔 다음 달 말일까지 2∼7개월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카드 또한 오는 15일까지 국세 전 세목에 대해 무이자 할부와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5만원 이상 국세 및 지방세 납부 고객에겐 12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혜택이 주어진다. 고객에 따라 7회차까지 이자를 납부하는 24개월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 납부 합산액이 25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최대 4만원 캐시백 혜택이 제공된다.
일반적으로 지방세는 카드 납부에 따른 가맹점 수수료가 없으나 국세의 경우엔 0.6~0.8% 수준의 수수료가 책정되기에 일시불 계좌이체로 세금을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각 카드사의 종부세 무이자 할부 또는 캐시백 혜택을 활용하면 납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종부세 부과로 부담을 느끼는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무이자할부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국내 주요 카드사가 종부세 일정에 맞는 무이자 할부와 할인 혜택을 적극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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