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아이오닉5 미국 출시 채비를 마쳤다. 최근 미국에서 500km에 가까운 주행거리를 인증받고 반도체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출시 시기를 조율하는 분위기다.
9일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연내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당초 아이오닉5는 지난 10월께 미국 시장에 투입될 계획이었으나 반도체 공급난 여파로 출시가 한 차례 밀렸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아이오닉5 출시 시기에 대해 "겨울로 예상한다"고만 언급했다.
전날 미국 환경부(EPA)는 아이오닉5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303마일(약 488km)로 공개했다. 이는 롱레인지 이륜구동(2WD) 모델(19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은 1회 충전 시 최대 256마일(약 411km)까지 주행 가능하다. EPA 평가 기준과 과정이 유럽 방식 등에 비해 다소 엄격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아이오닉5 롱레인지 2WD 주행거리는 최대 429km다. 국내·유럽 시장에 판매 중인 아이오닉5보다 미국 수출용 배터리 용량이 커 이같은 차이가 발생했다. 국내와 유럽용 롱레인지 아이오닉5에는 72.6킬로와트시(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북미용 롱레인지에는 77.4kWh 배터리가 들어간다. 기본 모델 배터리는 국내, 유럽, 미국용 모두 동일하게 58.2kWh 배터리가 쓰였다.
아이오닉5 출시는 최근 친환경차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 확장에 나선 현대차의 상승세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 올 초 4.2%였던 현대차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월 5.9%까지 올라섰다. 지난달 점유율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오른 4.9%다. 기아 점유율까지 합치면 현대차그룹 미국 점유율은 9%대에 달한다.
판매 증가세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이 20% 이상 위축된 가운데 현대차 미국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로 선방했다. 판매 타격 최소화는 친환경차(하이브리드·전기·수소차) 판매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현대차 친환경차 판매는 5449대로 작년 11월 대비 165.4% 증가했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이슈 등 변동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확정해 말하긴 어렵다.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아 EV6도 내년 1분기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EV6 역시 최근 EPA 인증을 마쳤다.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만으로 최대 310마일(499km) 주행할 수 있다. 지난 6월 미국 시장에 사전 판매한 EV6 퍼스트에디션 1500대 물량은 하루 만에 완판된 바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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