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획일화된 한국 교육…학교 자율성이 답

입력 2021-12-09 17:27   수정 2021-12-10 02:00

“한국 교육은 세계 흐름에 등을 돌렸다. 자율성은 없고 획일성만 남았다. 지금이라도 교육정책에서 공무원들이 손을 떼고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해 다양한 교육실험을 해야 한다.”

경제학자인 김정호 전 자유기업원장은 경제해설서가 아니라 유아교육서를 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아교육 선진국 사례를 토대로 보다 유연한 교육정책을 제언하는 《맘이 선택케 하라》에서다.

정부의 역할은 지원에 머물고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에게 맞는 교육시설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는 것. 저자는 “세계 경제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는데 공무원의 통제를 따르면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에 적응할 수 없다”며 “이미 새로운 환경에서 낙오한 어른들도 나타났다. 아이들만이라도 다양성과 창의성을 배워 유연하게 사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자율적인 교육정책을 선도적으로 시행한 스웨덴의 유아교육 사례를 상세히 소개한다. 스웨덴 정부는 공립, 사립 구분 없이 학생에게 교육비를 지원해준다. 학교와 유치원 등 교육시설에 지원금을 주는 우리와 다른 점이다. 자율성이 부여되니 다양한 교육 방식이 등장했다. 24시간 운영하는 유치원을 비롯해 스쿨버스를 유치원으로 바꾼 이동식 유치원도 생겼다.

저자가 스웨덴식 자율 교육을 강조하는 건 ‘다양성’ 때문이다. 창의력을 기르려면 사립유치원에서 다양한 교육을 시도해야 한다. 하지만 무상보육이 시작되자 지원금을 타내려고 사립교육시설이 정부 눈치를 보며 공립유치원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공교육이란 명분으로 교육정책을 독점하려는 정부는 교육의 다양성을 훼손하게 된다”며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가 떠안는다. ‘맘(학부모)’에게 교육비와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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