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자치단체의 재정 지속 가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야기한 확장적 재정 운용이 끝난 뒤 각종 복지 지출 등을 이어가려면 정확한 회계 결산을 통한 재정 분석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방재정 분권화 시대에 발맞춰 재무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과 적극 소통하는 지자체의 모범적인 모습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됐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행사를 주관하고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정부회계학회, 재정성과연구원 등이 후원한다.
이날 시상식에서 총 18개 지자체가 수상했다. 제주도와 부산 남구가 각각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행안부 장관상)을 받았다. 서울시를 비롯해 경기 부천시, 충북 청주시, 충남 공주시, 서울 서초·관악·서대문구, 충북 증평군 등이 우수상을 차지했다. 장려상은 경기도(광역단체)와 경기 동두천시, 전남 여수시, 대구 서구·수성구, 인천 중구, 인천 강화군, 강원 홍천군(이상 기초단체) 등이 받았다.
회계대상 심사위원들은 지자체들의 ‘전략적인 재정운영’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대상을 받은 제주도와 부산 남구 등은 공공서비스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하수도, 준공영 버스 등의 재무와 원가를 분석해 이듬해 예산 편성과 요금 등에 적용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 전 부총리는 “회계대상을 통해 모범 사례를 공개하면서 지난 4년간 각 지자체 회계 기준 정립과 시스템 구축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회계제도가 예산의 효율을 높이는 ‘3.0단계’로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심사평을 말했다.
김장회 행안부 실장은 축사에서 “지방재정 분권화로 지자체 재정 규모는 2018년 211조원에서 올해 263조원으로 4년 만에 25% 늘었다”며 “투명한 회계는 자치단체의 재원배분 효율화와 재정 건전성의 핵심 요소”라고 했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도 “정부 재정 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책임감 있는 재정 운용과 효율적 자원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토론자들은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원가분석센터(가칭)를 발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차기 한국정부회계학회장으로 내정된 김태동 차의과대 데이터경영학과 교수는 “지자체는 공공시설의 원가 계산을 철저히 해야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하고 성과 평가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장동성 서울 관악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공공시설에 처음부터 원가 분석 모델을 적용해야 적정 이용 단가가 책정돼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이번 지자체 회계대상 평가에 참여한 김동수 삼일회계법인 공공서비스본부 파트너는 “주민 복지시설도 설립 초기 세수를 확보하는 시기와 예산을 집행하는 시기가 일치하지 않아 회계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런 경우 시설의 원가 정보를 미리 파악한다면 필요한 재원을 예측해 세수 일부를 기금 형태로 적립하면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일/민지혜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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