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찾아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국정의 최고 목표로 두고 복합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노사관계에 대해선 “(새로운 산업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과 근로자가 다함께 망하는 그런 상황이다,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대흥동 경총 회관을 방문, “차기 정부에선 경제, 사회, 복지뿐 아니라 국방 정책까지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가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경제단체를 공개적으로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는 기업 규모와 산업 형태 등에 따라 맞춤형 지원 정책을 입안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대기업에 대해선 “수출기업으로 글로벌 경쟁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규제를 풀고, 이 기업들이 해외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선 “작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 기술, 세제, 판로 개척과 다양한 면에서 정부가 아주 효율적인 정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노사관계에 대해선 과거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윤 후보는 “노사가 지금 어떻게 더 자신들의 입지를 찾을 것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노사가 같은 운명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노사 양측에 대해 “과거 정부 탓을 할 여유조차 없을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강성 노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과거 발언과 비교하면 노조 측에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윤 후보 측에 기업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막는 애로사항 등을 담은 건의서를 건넸다. 손 회장은 “기업 활력 제고, 일자리 창출, 노사관계 선진화,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사회 안전환경 등 5개 분야를 담았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국정 청사진에 적극 활용해 달라”고 했다. 비공개 회의가 끝난 뒤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은 “한 기업인(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기대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역동적인 국가를 만들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경총 방문에 앞서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과 정보기술(IT) 육성 등을 예로 들며 “김대중 국정철학과 업적을 더 발전시켜 공정과 상식 기반 위에 골고루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5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30대 청년 사업가 노재승 씨는 과거 ‘5·18 광주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좌동욱/도병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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