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 개발 수혜' 전농 8·12구역 조합설립

입력 2021-12-10 18:04   수정 2021-12-11 01:19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전농8구역과 전농12구역이 조합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농구역에서는 1100여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일대에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지원하는 정비사업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속도 내는 전농동 정비 사업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농동 전농12구역은 최근 조합 창립을 위한 총회를 열었다. 이 구역은 전농동 일대 1만6237㎡ 부지에 297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에 속한 전농12구역은 사업 규모가 가장 작아 전농동 재개발의 ‘막내’로 꼽힌다. 전농12구역 관계자는 “조합설립 동의율이 77%를 넘었다”며 “이달 구청에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농8구역도 재개발 사업이 순조롭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전농8구역은 지난 10월 30일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 뒤 이달 8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고 했다. 전농8구역은 지하 2층~지상 20층, 1515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전농8구역과 12구역은 모두 사업성 문제로 한동안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비구역 일몰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2012년 도입된 정비구역 일몰제는 일정 기간 사업에 진척이 없는 구역에 대해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구역을 해제하는 제도다. 하지만 두 구역 모두 지난해 5월 서울시의 일몰기한 연장 결정에 따라 구역 해제 위기에서 벗어났다.

조합설립이 본격화되면서 집주인들은 재개발 매물을 빠르게 거둬들이고 있다. 재개발 구역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전농동 A공인 관계자는 “소형 지분 매물은 거의 찾기 힘들고 투자 금액이 10억원이 넘는 대형 다가구주택 매물만 소수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494 일대 전농구역에는 112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이 추진된다. 9월 발표된 전농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가구수가 기존 824가구(임대 163가구)에서 1122가구(임대 190가구)로 증가하게 된다. 최고 높이 48층(150m), 4개 동 규모로 용적률 724.8%, 건폐율 42.6%를 적용받는다. 사업이 장기간 정체됐지만 일반분양 가구수가 늘어나면서 추진동력을 확보했다.
교통 요지 청량리역 개발 수혜
공공이 지원하는 정비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전농9구역은 3월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정도로 일부 주민의 반발이 컸지만, 사업 기간 단축 등이 점차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된 전농10구역은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위한 동의서 접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표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은 정부 주도 공공재개발과 달리 민간(조합)이 주체가 돼 개발하고 서울시가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미 재개발을 마치고 입주한 아파트도 있다. 전농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크레시티’(2397가구)는 일대 대장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전농11구역에는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584가구)가 2018년 들어섰다. 과거 집창촌이 있던 청량리4구역에는 초고층 복합단지인 롯데캐슬 SKY-L65(1425가구)가 2023년 입주할 예정이다.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된 것도 사업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전농동 대부분 구역에서 도보권에 있는 청량리역은 1호선·경의중앙선·수인분당선뿐 아니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노선과 C노선의 환승역으로 거듭난다. 다만 전농동 일대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학군과 교육 환경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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