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밑도는 HK이노엔…"美기술이전이 전환점 될 것"

입력 2021-12-10 18:17   수정 2021-12-11 01:17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의 미국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 실적 악화, 보호예수 물량 해제 등으로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만큼 저가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HK이노엔은 0.72% 상승한 5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9.22%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약인 케이캡의 미국 기술수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케이캡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12~1월 중 주요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케이캡은 2018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약으로 올해 1~11월 누적 처방액이 800억원에 달한다. ‘검증된 신약’인 셈이다. 미국 임상에서는 백인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발휘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HK이노엔은 미국 제약사 여러 곳과 기술수출 관련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캡의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는 경쟁사가 비슷한 효과의 약에 대한 기술이전에 성공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초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후보물질인 ‘펙수푸라잔’을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에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료 4800억원과 뉴로가스트릭스 지분 13.5%를 받았다.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대웅제약 주가는 4월 초부터 2개월간 약 30% 상승했다. 오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개발 중인 신약을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지만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이미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해 올해 1000억원 이상 처방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이라며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된다면 펙수푸라잔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거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캡은 중국에서도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 상반기께 품목허가가 나고 이르면 하반기께 신약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저가 매수할 만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올 상반기 건강기능식품과 컨디션 등을 판매하는 HB&B 사업 부문의 실적이 악화된 데다 지난달 전체 주식 수의 7%에 달하는 보호예수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주가는 공모가(5만9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정송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완화되면 컨디션 등의 매출은 회복될 수 있고 건강기능식품 부문도 내년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케이캡이 본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면서 주가도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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