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때려라" 한국계 10대 여학생 폭행 사주한 흑인 엄마

입력 2021-12-10 19:49   수정 2021-12-10 21:06


지난달 미국 청소년 농구대회에서 발생한 한국계 여학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 현지 검찰이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가해 학생에게 폭행을 사주한 것으로 판단해 그를 폭행 조장 혐의로 기소했다.

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가해 학생의 어머니 라티라 쇼니 헌트(44)를 미성년자 비행 및 폭행 조장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딸에게 폭행을 사주한 셈이다. 어머니의 충동질 때문에 가해 학생은 주먹을 휘둘렀고, 그 바람에 피해 학생은 헝겊인형처럼 바닥에 구겨졌다"고 밝혔다. 해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가해 학생의 어머니는 최고 1년형을 선고받게 된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청 토드 스피처 검사는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폭행을 촉구했다. 어머니가 부추기지 않았으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촉매제 스포츠 경기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폭력 사용을 부추기는 것은 매우 잘못된 행위다"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가해 학생인 코리 벤자민(Cori Benjamin, 14)의 기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가해 학생은 지난달 7일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시에서 열린 청소년 농구 경기에서 한국계 여학생 로린 함(15)을 주먹으로 폭행했다. 해당 충격으로 코트 위에 쓰러진 피해 학생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으며 정신적 신체적 피해로 학교 수업을 듣지 못했다. 피해 학생은 한국계 부친과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시아계다. 당시 가해 학생은 3점슛이 실패로 돌아가고 파울도 얻지 못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건 이후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유·청소년 스포츠계에서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 벌어졌다”면서 모녀가 함께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코트 밖이었다면 명백한 폭행과 구타로 간주됐을 것”이라면서 “폭력을 선동한 가해 선수의 어머니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해 모녀는 이렇다 할 사과 한마디 없었다. 사건이 세계적으로 퍼지자, 오히려 ‘사생활 보호’를 운운하며 비난을 멈춰달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가해 선수가 전직 NBA 선수 코리 벤자민(Corey Benjamin)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파문은 더 커졌다.

비난이 쇄도하자 아버지 코리는 결국 입장문을 발표하고 딸 대신 사과를 전했다. 코리는 "아버지로서 가족의 가치와 기준에 어긋난 딸의 행동에 충격과 실망이 크다. 딸의 행동은 농구 종목이 요구하는 스포츠맨십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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