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상승률 39년來 최고…Fed, 테이퍼링 더 속도낼 듯

입력 2021-12-10 23:19   수정 2021-12-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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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물가상승률이 3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한층 커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및 금리 인상 등 긴축에 나서는 시기가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10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에 비해 6.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39년 만에 최고치로, 시장 전망치인 6.7%를 소폭 웃돌았다.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0월 물가상승률(6.2%)도 뛰어넘은 결과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물가가 한 달 만에 3.5% 상승했고 음식 가격도 0.7% 올랐다. 특히 CPI에서 3분의 1의 비중을 가지는 주거비가 한 달 만에 0.8% 급등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1월 근원 CPI도 전달보다 0.5%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4.9% 뛰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발표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이 흔들리자 선제적으로 진화에 나서기 위해서다. 그는 “(내일 나올) 11월 CPI가 10월에 비해 더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최근 에너지와 주요 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하지 않은 후행지표”라며 “물가 보고서를 위해 자료가 수집된 이후 수주간 에너지 등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이미 전국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고 20개 주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20년 평균치보다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월 물가 발표 이후 “물가 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으나, 결과적으로 물가가 더욱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궁색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애써 11월 물가 지표의 의미를 축소하려 든 것은 최근 지지율 흐름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41%다. 대부분 응답자는 ‘정부가 인플레이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매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테이퍼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첫 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 6월보다 3개월 더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을 결정한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의견을 철회한다”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톰 그래프 브라운 어드바이저스 분석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CPI가 연속으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 증시 역시 조기 긴축 우려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연말까지 추가 조정을 이어갈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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