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잡스' 사기극, 애플이 영화로 만든다

입력 2021-12-10 07:32   수정 2022-01-08 00:02



'여자 잡스'로 불렸던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창업자의 사기극을 애플이 영화로 만든다.

애플 오리지널 필름은 7일(현지시간) "'더 빅 숏'(The Big Short)의 작가이자 감독인 아담 맥케이의 장편 영화 '배드 블러드'(Bad Blood) 제작을 지원한다"며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엘리자 베스 홈즈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맥케이 감독과 로렌스는 '돈 룩 업'(Don't Look Up) 이후 두 번째 협업이다.

제작은 애플 스튜디오와 레전더리 픽쳐스가 공동으로 한다. 탐사 저널리스트인 존 케리로우가 집필한 '나쁜 피:실리콘 밸리의 비밀과 거짓말'(Bad Blood: Secrets and Lies in a Silicon Valley)를 기반으로 한다. 의료 시스템에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홈즈의 약속을 시작으로 그가 회사를 파산하고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끝나는 방식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홈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희대의 사기꾼이라 불리는 인물.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색 폴라티를 자주 입으며 대중 앞에 나섰고,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19세에 스타트업 기업 '테라노스'를 창업한 이력 때문에 한 때 '여자 잡스'로 불리기도 했다.

테라노스는 피 몇 방울만 직접 뽑으면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던 기업. 테라노스의 발표에 기업가치는 90억 달러(약 10조 원)까지 뛰었다. 이를 통해 홈즈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5년 기준 홈즈는 포브스 선정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였고, 만 31세에 순자산 45억 달러(5조2087억 원)를 가졌다.

메디컬 유니콘 기업 테라노스 신화는 해당 기술이 사실상 허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추락했다. 테라노스의 주장처럼 암 등 주요 질병을 포함한 240여 가지 질병이 아닌 몇 가지만 검사할 수 있다는 것. 홈즈는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이후 홈즈는 6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코로나19와 임신 등으로 일정이 연기됐고, 지난 8월 31일 3년 만에야 재판이 재개돼 현재 진행 중이다.

이후 공개된 홈즈의 메모에는 "스티브 잡스 되기(Becoming Steve Jobs)"라는 문구도 있었다. 홈즈는 잡스의 식단, 생활 방식까지 따라 할 정도로 그에게 집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나의 우상"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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