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천안함 잠수함 충돌설 등을 주장한 유튜브 게시물에 대한 접속차단을 결정했다. 지난달 "문제없다"는 결정을 뒤집은 것.
방심위는 9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천안함 잠수함 침몰설 등을 주장한 유튜브 영상 8건에 대해 위원 5명 가운데 4명 찬성으로 '의견진술 없는 시정조치'를 결정했다.
'시정 요구'는 이용자들은 해당 게시물을 볼 수 없고, 아예 삭제하거나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요청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영상에서는 천안함은 좌초 후 잠수함 충돌로 반파됐고, 함정 절단면에 불탄 흔적이 없어 폭발에 의한 침몰이 아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또한 고(故) 한주호 준위는 이스라엘 잠수함을 구조하려다 사망했고, 미국 잠수함 전문가가 사고 조사에 참여했다는 등 음모론을 제기했다.
위원들은 심의에서 "피해 장병들의 실추된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사회질서를 교란해 국가를 망가뜨리는 처사", "생때같은 자식을 잃어버린 천안함 유가족들의 현실적인 하소연을 외면할 수 없다", "위원회의 심의 결정으로 인해 오히려 사회혼란이 야기된 부분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0월 국방부는 해당 콘텐츠에 대해 "사회 질서를 위반했다"며 삭제 또는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앞서 진행된 방심위 회의에서는 통신소위 의원 5명 중 3명이 '해당 없음' 의견을 제시하면서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군 개입설 등 5·18민주화운동 왜곡 내용을 담은 게시물에 대해서는 '허위 조작 정보'라며 삭제 또는 접속 차단 결정을 내렸던 방심위가 천안함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그냥 둬도 된다"고 결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후 천안함재단과 유가족들이 재심의를 요청했고, 이후 2개월 만에 결과가 뒤집혔다.
방심위 측은 국방부가 심의를 요청한 사유는 '사회질서위반'이었지만, 이번에는 '명예훼손'까지 적용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입장이다. 방심위 측은 "심의신청 주체가 국방부에서 천안함재단으로 바뀌면서 명예훼손 해당 여부가 추가됐고, 지난번 결정 이후 천안함 진수식에 생존 장병들이 참석을 거부하는 등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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