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에 팔린 아파트, 2개월 만에…" 광명 집주인들 어쩌나

입력 2021-12-10 10:28   수정 2021-12-10 11:43


수도권 집값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에 이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광명이 하락 전환했고 보합으로 전환된 곳도 늘어났다.

10일 KB부동산 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 아파트 매매가격이 12월 첫째주 0.01% 하락했다. 전주 0.05% 하락한 동두천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하락 전환한 것인데, 2018년 8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광명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4월 둘째주 이후 처음이다.

하락 거래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1~2개월 사이에 실거래 가격이 1억~2억원씩 빠졌고, 호가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실거래가가 11억6000만원까지 상승했던 하안동 'e편한세상센트레빌' 전용 84㎡는 이달 10억원에 팔렸다. 신고가 14억7000만을 기록했던 일직동 '광명역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실거래가 9억5000만원을 기록했던 소하동 '광명역세권 휴먼시아4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8억5000만원까지 거래가가 하락했다.

집값 상승세를 멈춘 지역도 늘어나는 추세다. 직전 조사에서 가격 변동없이 보합을 보인 곳은 광명과 수원 팔달구 두 곳에 그쳤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성남 수정구, 수원 영통구, 안양 만안구 등으로 늘었다. 모두 2020년 6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들이다.


다른 투기과열지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남(0.01%), 안양(0.03%), 군포(0.06%), 수원(0.07%) 성남 분당구(0.09%) 등도 집값 상승폭이 0.1% 미만으로 떨어지며 보합에 가까워졌다. 2017년 8월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과천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전주 대비 0.11%포인트 하락하며 0.10%까지 낮아졌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들어 지속 감소하더니 11월에는 전년도의 5분의 1토막이 났다. 경기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4052건에 그쳐 지난해 같은기간 2만412건의 19.85% 수준에 그쳤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거래량도 14만2149건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1095건에 비해 35.71% 줄었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는 동시에 가격도 하락 전환하거나 보합세를 보이자 정부는 집값 고점론을 재차 설파하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에서 "정부 주도의 주택공급 대책과 기준금리 인상, 대출강화 등으로 주택시장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9월 이후 부동산시장의 안정화 분위기가)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에도 본격 반영되고 있다"고 한 발언에서 한발 더 나아간 모양새다.


다만 민간연구소들은 집값 상승을 전망하고 있어 정부와 큰 시각 차이를 보인다. 홍 부총리 발언 전날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22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주택 가격 오름폭이 올해보다는 줄어들겠지만 집값 상승세는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물가 상승과 재개발 호재에 수도권은 7%, 전국은 5% 수준의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전국 2.0% 상승)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전국 3.7% 상승), 하나금융경영연구소(상승세 유지) 등도 집값 상승을 점치고 있다. 내년 계약갱신요구권이 소멸하는 내년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고 경기 회복과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2년과 2023년 서울 아파트 입주 절벽이 예고됐다는 점도 우려를 산다. 부동산R114는 2022년과 2023년 입주하는 서울 아파트를 각각 2만520가구, 2만2185가구로 집계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4만8240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8~2019년 서울 아파트 인·허가 수가 6만9068가구로 감소한 여파다. 이와 관련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과거 공급 축소로 인해 올해와 내년 스트레스 구간이 발생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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