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 전략] 연세대·고려대 계획보다 정시인원 더 뽑아…약대 중복합격으로 이탈자 더 늘어날 듯

입력 2021-12-13 10:01  

지난해 전국 대학의 수시이월 인원은 총 4만1382명에 달했다. 정시에서 뽑기로 했던 최초 계획과 비교해 실제 정시에선 4만 명 넘는 인원을 더 선발했다는 것이다. 수시이월 규모가 정시 지원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이유다. 올해 고3 학생 수는 전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다. 수시이월 규모 또한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학년도 전국 대학별 수시이월 규모를 분석해본다.

수시이월은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해 선발하는 인원을 말한다. 매해 정시 원서 접수 직전 대학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수시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 직후 발표하는데, 올해는 12월 28일(화)과 30일(목) 사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로 많게는 1000명에 달하기 때문에 수시이월 규모는 정시 지원 전략 및 합격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정시 지원 전략 최종 점검 과정에서 반드시 살펴야 하는 요소다.


2021학년도 전국 대학의 수시이월은 총 4만1382명으로 정시 최초 대비 인원 증감률은 평균 51.8%에 이른다. 정시에서 최초 계획했던 인원의 절반을 더 뽑았다는 것이다. 주요대 및 권역별로 살펴보면, 주요 15개 대학은 1265명이 수시에서 이월돼 최종 정시 인원은 총 1만4978명에 달했다. 정시 최초 계획 대비 인원 증감률은 9.2%에 이른다. 주요 15개 대학을 제외한 서울권 소재 대학은 1823명이 수시에서 넘어와 최종 정시 인원은 총 1만2299명까지 늘었다. 정시 최초 대비 17.4% 증가했다. 수도권 46개 대학 수시이월은 2886명(정시 최초 계획의 18.4%)을 기록했다. 수시이월은 지방권 대학에서 크게 발생했다. 137개 지방권 대학의 정시 최초 계획 대비 인원 증감률은 88.5%에 달했다. 지방권 대학은 최초 총 3만9995명을 계획했으나 수시이월 발생으로 실제 최종 정시 선발은 7만5403명까지 대폭 늘었다. 정시 모집 규모가 두 배에 가깝게 늘었다.
연세대 수시이월 207명 최다 … 주요대 정시선발 인원 늘어
주요 15개 대학 내에서 지난해 수시이월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연세대다. 수시에서 207명이 정시로 이월돼 정시 최종 선발인원은 1491명까지 늘었다. 최초 인원 대비 16.1% 증가했다. 고려대는 정시로 151명이 이월되면서 주요 15개 대학 내에서 수시이월 규모 3위에 올랐다. 고려대의 정시 최초 대비 인원 증감률은 19.2%를 기록했다.

전국 최고 수준 대학의 연세대와 고려대가 주요 15개 대학 내 수시이월 규모로 각각 1위, 3위에 올랐다는 점은 재미있는 사실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주요대 내에서 매해 수시이월이 많이 발생하는 대학으로 꼽힌다. 서울대 및 의치한의대 중복합격에 따른 이탈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사실은 올해 주요대 대입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부터 전국 37개 약대가 학부선발을 시작하면서 서울대, 연세대, 중앙대, 성균관대 등 인기 약대는 정시에서 지방권 일부 의치한의대보다 높은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시에서도 지방권 의치한의대 대신 약대를 선택하거나, 주요대 자연계열 일반학과 대신 약대를 선택한 학생이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약대 중복합격에 따른 이탈이 가시화된다면 주요대 자연계열 학과의 수시이월은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약대의 등장은 의약학계열을 목표하는 학생뿐 아니라 주요대 자연계열 일반학과를 목표하는 학생들에게도 큰 기회인 셈이다.
대학별 수시이월 전국 최다는 경남대 1069명
주요 15개 대학을 제외하고 서울권에서 수시이월은 세종대 321명(정시 최초 대비 인원 증감률 31.4%), 동덕여대 204명(30.3%), 서경대 146명(31.4%), 성신여대 128명(15.8%), 숭실대 104명(9.9%)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 인천 지역에선 청운대(인천)에서 수시이월이 170명 발생하면서 정시 인원은 최초 40명에서 최종 210명까지 늘었다. 최초 대비 인원 증감률은 무려 425.0%에 달한다. 다음으로 신경대 168명(541.9%), 한경대 157명(45.9%), 한국산업기술대 152명(46.2%), 인하대 129명(13.3%) 순으로 수시이월이 많았다.

지방권 대학의 수시이월 규모는 더 크다. 경남대는 수시이월이 1069명(513.9%) 발생해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경남대의 지난해 정시 최초 선발계획은 208명에 불과했지만 실제 최종 선발은 1277명까지 큰 폭으로 늘었다. 다음으로 원광대 1022명(211.2%), 상지대 951명(205.0%), 대구대 946명(180.2%), 신라대 770명(300.8%) 순으로 수시이월이 많이 발생했다.

지방권에서 정시 최초 대비 인원 증감률 100%를 넘긴 대학은 137개 대학 중 69개 대학에 이른다. 지방권 대학 중 절반이 넘는 대학이 실제 정시에서 최초 계획 대비 두 배 이상 인원을 선발했다.
목표 대학·학과 올해 수시이월 점검 … 3년간 정시인원 살펴야
정시 최종 인원 규모는 경쟁률 및 합격선의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수시이월 포함 최종 인원을 점검하면서 최근 3개년치 해당 학과의 최종 인원을 함께 살피는 게 좋다. 3개년 평균 대비 올해 최종 인원이 크게 늘었다면 합격선의 하락을, 반대로 감소했다면 합격선의 상승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년 대학별 입시 결과를 참조할 때는 올해 바뀐 수능 체제를 염두에 두고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까진 수능 수학을 가형(이과)과 나형(문과)으로 구분해 치렀고, 성적도 구분해 계산했다. 따라서 주요대 대부분이 백분위 입시결과를 산출할 때 인문계 학과는 ‘국어+수학 나형+탐구’의 값을, 자연계 학과는 ‘국어+수학 가형+탐구’의 값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는 통합형 수능으로 수학에서 문과, 이과생의 백분위를 구분해 계산하지 않고 통합해 계산한다. 종로학원 추정 결과, 올해 수능 수학에서 1등급 내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 비중은 89.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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