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직 면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돼 고민이라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을 공개한 A씨는 현 직장의 업무강도에 지쳐 한 달 전부터 이직을 준비했다.
서류 전형에 합격하고 면접 일자를 확정하기까지 이직은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면접일 이틀 전, 갑작스럽게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인데 합격 여부를 받고 임신했다고 밝혀야 하는 건지, 일단 입사하고 나서 천천히 임신 사실을 밝히는 게 좋을지, 아니면 이직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으로 외벌이로 아기를 키우긴 어려울 것 같은데 지금 직장에 그대로 있자니 업무강도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미리 전화해서 문의를 하거나 포기하는 게 나을 듯", "알리지 않으면 나중에 회사는 사기 당한 기분일 것 같다", "임신 여부를 꼭 알려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직 준비 중이었다면 조심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회사에서 출산, 육아 휴직을 가는 건 어떨지", "나중에 밝힌다면 그 회사 다니기 힘들 듯", "이직하더라도 적응하느라 스트레스 받을테니 차라리 현재 회사에서 휴직하길" , "입사하자마자 1년 휴직한다면 반가워할 회사는 없을 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와 같이 이직과 임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임신을 준비 중인데 이직 제안을 받았다는 사연부터 이직을 하면 몇 년 간은 임신이 어려울 것 같다는 고민까지 다양한 사연들을 볼 수 있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 3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67.7%가 '현재 또는 미래에 출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결혼 후 아이 없이 혹은 결혼하지 않고 사는 것이 좋은 것 같아서'(49.8%)와 함께 '경제 불황으로 육아가 부담돼서'(38.6%), '권고사직 등 고용상 불이익이 우려돼서'(8.3%)', '임신/출산 과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3.2%)가 꼽혔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직장인 1141명을 대상으로 경력 단절에 대해 조사한 또 다른 설문에 따르면 여성 구직자·직장인 82.4%가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성은 무려 73.8%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 그 원인으로는 '육아(환경 미비, 맡길 곳이 없음)'(26.4%), '결혼, 출산 때문에'(23.9%)가 1, 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육아휴직으로 인한 권고사직', '여러가지 차별 때문에', '아이가 어려서 취업불가', '결혼했다고 하면 인사담당자 표정부터 안 좋음', '임신해서 퇴사 당함', '구직활동을 아무리 해도 취업이 안 됨'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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