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무선사업부의 명칭을 'MX(Mobile Experience)사업부'로 변경한다. '갤럭시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강화하겠다는 게 명칭 변경 이유의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10일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다각화하는 고객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에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명칭 MX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웨어러블 등 다양한 제품부터 고객 서비스까지 편리하게 연결된 '갤럭시 에코시스템'과 개방형 파트너십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태블릿, PC, 웨어러블 등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지속 확장해 왔다. 특히 2010년에는 갤럭시S를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했다.
스마트폰 사업이 주력이었던 IM 사업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무선사업부 명칭까지 MX사업부로 바꾼 삼성전자의 결단은 단순히 글로벌 시장에서 단말기 위주의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IM사업부의 위기에 대해서는 이미 흘러나온 바 있다. 무선사업부의 주력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가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던 것도 이미 과거의 일이 됐다.
특히 지난해 IM사업부는 주력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갤럭시S20'의 흥행 참패 등의 영향으로 매출 99조5900억원을 기록, 2011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0조원을 넘지 못했다.
더욱이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플래그십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에 치이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조직 개편과 동시에 단말기 자체의 성공 보다는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이나 '연결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라이벌인 애플을 들 수 있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은 단말기 가격이 비싸지만,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국내외로 높은 편이다. 이는 애플의 독자적인 운영체제(OS)인 iOS에 따른 애플의 견고한 생태계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아이폰에서의 경험을 스마트 워치인 애플워치나, 노트북 맥북 등에서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같은 연결성에 대한 삼성전자의 실험은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워치4'에서 한 차례 증명된 바 있다. 갤럭시워치에 자체 OS인 '타이젠'을 탑재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갤럭시워치4에 갤럭시 스마트폰과 같은 구글의 OS를 적용, 사용자 편의성이나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을 높이며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의 명칭 변경에 대해 "고객 경험 중심의 업계 리더로서 제품과 서비스의 확장성과 연결성을 토대로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꾸준히 확대해 총체적 경험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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