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재생에너지 확대 공약을 언급하면서 '햇빛연금'과 '바람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앞서 국토보유세 신설 의지를 내비치면서 국토보유세를 '토지 배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가 논란이 되거나 반대가 많은 정책을 일종의 '당근'으로 현금 대책과 함께 내놓으면서, 부작용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와 검증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문경 가은역에서 폐선을 활용한 꼬마열차를 탑승하기 전 즉석연설에서 "누구나 아무 때나 에너지를 생산한 뒤 쓰고 남은 것은 팔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의 노후 보장을 위해 바람연금과 햇빛연금을 지급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앞으로는 에너지를 화석 즉 석유·석탄 이런데 의존하지 않고 이제는 태양, 그리고 바람, 또 산에 저렇게 많이 우거진 저 유기물, 저런 것들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며 "'태양농사'와 '바람농사'를 동네주민이 함께 지어서 거기 나는 수익으로 우리가 노후를, 현재삶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추진한 대표 정책으로 논란이 됐다. 친환경이란 명분으로 추진됐지만, 태양열 설비 확대를 위한 산 파괴나 무분별한 저수지 패널 공사 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지난 2018년 대비 40% 감축하기로 확정한 것을 두고 50% 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 공약은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가 논쟁이 적지 않은 공약에 '현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 신설을 공약하면서 '토지 배당'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토보유세' 명칭에 대해 "압도적 다수가 혜택을 보지만 '세(稅)'라고 하니 반대가 많다"며 "이름을 잘못지었는데 토지배당 또는 토지배당금으로 바꿔 부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보유세는 토지를 가진 사람이 토지 가격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제도다. 국토보유세를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때문에 '배당'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이 후보 주장이다.
이 후보가 주장한 탄소세 신설 역시 기업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후보는 기본소득의 재원이라는 명분을 강조하고 있다.
조미현/전범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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