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올물산 "난소암 신약 兆단위 매출 올릴 것"

입력 2021-12-12 17:59   수정 2022-03-18 10:40

“조(兆) 단위 매출을 내는 난소암 치료신약을 내놓겠습니다.”

나한익 두올물산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난소암 치료제인 ‘오레고보맙’의 임상 3상 참가자 모집을 내년까지 마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헬릭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나 대표는 지난달 두올물산 대표로 영입돼 이 회사의 신약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두올물산은 오레고보맙 임상 3상을 위해 내년까지 한국 미국 등 16개국 150여 개 병원에서 난소암 환자 602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달까지 환자 100여 명을 모았다. 2023년 임상 중간 결과를, 2025년 최종 결과를 확보해 2026년 난소암 신약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오레고보맙은 자동차 내장재 제조업체였던 두올물산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확보한 첫 파이프라인이다. 캐나다 바이오 기업 온코퀘스트가 임상 2상을 마친 물질을 도입했다. 암세포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물질인 ‘CA125’를 주변에 내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는데, 오레고보맙은 면역세포가 CA125에 대한 정보를 습득해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다.

오레고보맙은 계획대로 개발되면 조단위 매출이 예상되는 유망 파이프라인이다. 의약품 평가정보기관인 영국 이벨류에이트파마가 “임상 2상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가 유지되면 연간 7조~11조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감정평가를 냈을 정도다. 대표적 난소암 치료제인 스위스 로슈의 ‘아바스틴’ 매출(연 7조원)을 능가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레고보맙은 화학치료요법과 병행한 임상 2상에서 치료 후 암이 진행되지 않는 기간(무진행 생존기간)이 41.8개월이었다. 화학치료요법만 썼을 때(12.2개월)에 비해 30개월 가까이 늘었다. 아바스틴은 화학치료요법과 병행할 때 무진행 생존 기간이 18개월에 그쳤다. 나 대표는 “임상 3상에서 오레고보맙이 아바스틴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난소암 유형에 듣는 걸로 나타나기만 해도 수조원대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레고보맙의 또 다른 강점은 편의성이다. 3주마다 투약해야 하는 아바스틴과 달리 오레고보맙은 6~12주 간격으로 네 번만 맞으면 된다.

두올물산은 GC셀의 ‘이뮨셀’을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도 임상을 추진 중이다. 해외 제약사로부터 표적항암제를 지원받아 추가 임상 2상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나 대표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던 미국 제넨텍은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한 ‘허셉틴’ 하나로 연간 7조원대 매출을 내는 회사가 됐다”며 “오레고보맙을 통해 ‘한국의 제넨텍’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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