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디지털 대변신'…"AI가 선배처럼 다 알려주죠"

입력 2021-12-12 17:56   수정 2021-12-13 00:32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한혜원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인공지능(AI) 교육 지원 프로그램 ‘단아이(Dan.i)’에 접속한다. 이곳에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강 신청부터 대학생활과 취업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한씨가 수강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실습’ 강좌는 단국대의 온라인 강의 시스템 ‘e-campus’에서 진행된다. 온라인으로 이론 강의를 듣고 난 뒤 팀별 회의에 접속해 광고기획안 작성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함께 수업을 듣는 동기들과 학습 내용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며 의견도 주고받는다. 클라우드로 운영되는 학생 역량 관리 시스템 ‘영웅스토리’에서 각종 공모전 수상 경력과 대외활동 내용 등을 입력하면 취업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도 짤 수 있다.
빅데이터로 ‘캠퍼스 정보’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생들은 거의 2년째 정상적인 캠퍼스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면수업은 물론 동아리 활동, 축제 등도 전면 중단됐다. 가장 큰 문제는 선후배 간 교류가 끊어졌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학한 20·21학번들은 캠퍼스 생활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교수나 선배가 사실상 없다.

대학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단국대처럼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대학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것이다.

단국대는 지난 2년간 온·오프라인 강의시스템 구축에만 30억원을 투입했다. 학기당 6000여 개에 이르는 전 강좌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의 e-campus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이곳에서는 강의뿐 아니라 수업별 출결 확인 시스템, 표절방지 시스템, 팀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새로 도입한 ‘능동형강의실’은 교수 중심의 수업 환경에서 벗어나 교수·학생 간 소통을 더 강화하기 위해 테이블 구조를 블록화했고, 좌석마다 멀티미디어 기기를 설치해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범 운영 결과 ‘토론과 실험수업에 최적화돼 있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현재 6개인 능동형강의실을 내년에는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능동형강의실은 강의가 자동으로 녹화·송출되기 때문에 수강생들은 정해진 강의시간 외에도 여러 차례 반복 시청할 수 있다. 이외에 27개 강의실에 강의자동녹화시스템을 구축해 시스템 만족도와 학업성취도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디지털 융복합 교육 강화
단국대는 지난해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교육지원시스템 단아이도 개발했다. 개인별 학습을 지원하는 비서 개념인 단아이에는 120만 건의 주제어가 등록돼 있다. 학사정보, 교과 및 비교과, 강의 콘텐츠, 연구, 채용정보 등 다양한 교육정보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단아이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월평균 2000여 명이 사용할 정도로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챗봇시스템(대화형 인터페이스)이 단순한 학사안내나 편의시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에 비하면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교육 지원 시스템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씨는 “코로나19로 캠퍼스 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교수님과 선배들도 만나기 어렵다”며 “대학시스템은 고등학교와 달리 스스로 알아서 결정해야 하는 것이 많은데, 단아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국대는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융복합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소프트웨어중심대학’에 선정된 단국대는 흩어져 있던 학문 단위를 과감하게 개편해 SW융합대학(단과대학)을 신설했다. 미래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해 산하에 △소프트웨어학과 △컴퓨터공학과 △모바일시스템공학과 △정보통계학과 △산업보안학과 등 5개 학과를 설치해 매년 신입생 250여 명을 선발하고 있다.

단국대는 또 2016년부터 공대생이 아닌 다른 계열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코딩 강좌를 개설했다. 이 수업을 통해 2만2000여 명의 학생이 코딩의 기초를 다졌다. 이 학교는 또 전공이 아닌 다른 관심 분야에 대해서도 12학점을 이수하면 마이크로전공 학위를 수여하는 등 탄력적인 다전공 이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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