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앳킨슨 회장 "한국, 포용성장 할때 아니다…파괴적 혁신 절실"

입력 2021-12-12 18:01   수정 2021-12-13 00:36

“한국 경제가 지금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포용적 성장이라는 ‘쉬운 길’이 아닙니다. 특화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키워 세계적으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는 게 중요합니다.”

로버트 앳킨슨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67·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경제의 핵심 과제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글로벌 혁신 리더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인구 고령화 위기를 겪고 있어 생산성을 더욱 빨리 올려야 한다”며 “기술 분야 경쟁력을 갖춰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경제학 대가’로 잘 알려진 앳킨슨 회장은 2006년 미국 민간 정보기술(IT) 정책 싱크탱크 ITIF를 창립해 이끌고 있다.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에서 혁신·국가 경쟁력 관련 자문위원을 맡았다. 그는 오는 16일 열리는 ‘2021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컨퍼런스’에서 기조발표를 맡아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국가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한국이 과거를 보호할 게 아니라 미래 산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게 앳킨슨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작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글로벌 혁신지수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규제환경 선진도 부문에서 불가리아, 콜롬비아, 카자흐스탄 등과 같은 52위에 그쳤다”며 “중소 규모 기업이나 기존 사업자들을 위해 방대한 법적·재정적 보호막을 치는 것은 국가 경쟁력 제고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효율적인 보호 정책은 결국 적은 혁신, 더딘 성장, 소비자 효용 감소를 이끌 뿐”이라며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앳킨슨 회장은 “한국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술 기반 신사업자와 기존 사업자 간 갈등도 이 같은 측면에서 다뤄야 한다”고 했다. 한국 사회가 ‘파괴적 혁신’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한국에 큰 경제적 위협은 기존 산업 일부가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이 침체하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정부와 기업이 더 많고 빠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 변화에 따라 일부 근로자의 고용이 끊길 수 있지만, 이들 또한 신사업 기반의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 전반이 혜택을 볼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근로자 교육과 재배치를 지원한다면 기존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집중 투자를 할 만한 신산업 분야로는 로봇을 꼽았다. 그는 “로봇 공학은 산업 자동화를 이끌기 때문에 생산성과 성장률 제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라며 “한국은 이미 로봇 제조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고, 분야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라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별화를 이루기가 보다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같은 중견국가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특정 분야에서 규모와 깊이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주요 분야에 대거 투자해 전문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16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모든 것’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컨퍼런스’를 연다.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앳킨슨 회장을 비롯해 울릭 크누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사무총장, 마가렛 베스타거 유럽연합(EU) 수석부집행위원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등 국내외 주요 연사가 참석해 기조발표를 할 예정이다. 특별대담에서는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참석하는 국가 디지털 전환 전략 정책 토론이 펼쳐진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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