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유머 있는 라이터 - 임지은(1980~)

입력 2021-12-12 18:20   수정 2021-12-13 01:21

춤추는 사람은 낙관주의자입니다
문워크를 할 때조차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좋은 소설가는 날달걀입니다
중요한 순간 탁, 깨져야 하니까요

선생님은 노래방입니다
끝까지 듣지 않습니다

아이는 깜빡거리는 신호등입니다
다 건너지도 않았는데 어른이 되었습니다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습니다
분명 다 마른 거라고 했는데요?

엄마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입니다
가끔은 말도 안 되거든요

시집 《때때로 캥거루》(문학과지성사) 中

팬데믹 이후, 많은 부분에서 유머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다가 유머 있는 라이터를 주웠습니다. 피식 웃음이 납니다. “좋은 소설가는 날달걀”이고 “선생님은 노래방”이고 “아이는 깜빡거리는 신호등”이고 “엄마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라고 말하는 시적 화자에게서 유머를 배워봅니다. 유머 속에 통찰력이 칼처럼 숨겨져 있습니다. 깊이 읽으면 베일지도 모르니까 가볍게 읽기로 합니다.

이소연 시인(2014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