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전두환 찬양' 논란에 대해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 "'삼저 호황'(저금리·저유가·달러약세)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고 한 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김천 추풍령 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전두환 씨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꿀 만큼 엄청난 역사적 중대범죄를 저지른 용서 못할 사람"이라며 "지금도 저는 공소시효 등 각종 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제했다.
이 후보는 "그 사람을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런데 최근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너무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작은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고 말했는데, 그 중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전날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뒤 즉흥 연설에서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고 말해 전두환 미화 논란이 일었다.
진 전 교수는 SNS에 이 후보에 대해 "도대체 삶에 일관성이라는 게 없다"며 "매번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칙도 없고, 소신도 없고. 오직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무한한 권력욕만 있을 뿐"이라며 "이 분, 무서워요"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그건 그렇고 윤석열 발언을 비난하던 성난 정의의 목소리들은 다 어디 가셨냐"며 "그때처럼 한바탕 난리를 쳐야 맞는 거 아니냐"고 했다.
진 전 교수는 "5·18 정신도 이재명 앞에서는 휴짓조각"이라며 "경제만 잘하면 쿠데타도 용서되고 내란도 용서되고 학살도 용서되나"라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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