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전두환 경제 성과 인정' 발언을 놓고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이 하면 나쁜 전두환 찬양, 이재명이 하면 좋은 전두환 찬양"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전두환 신군부 옹호 논란 때와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비판인 것으로 해석된다.
진 전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전두환을 찬양하는 민주당 후보, 이게 상상이 가능한 일이냐"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니 그들에게 5·18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한심한 일"이라며 "그 당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신 반복돼선 안 될 중대 범죄"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이날 발언으로 정치권에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전에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여권의 십자포화를 받았던 윤 후보는 "같은 법조인으로서 왜 자꾸 왔다 갔다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말 바꾸기와 자기부정의 연속인 이재명 후보는 스스로 지도자 자격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그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하는 장면이었다. 아무리 표가 급하다 한들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부정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뼛속까지 거짓말'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야권의 비난이 거세지자 '진영논리를 배제한 객관적인 시각'이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와 진영논리다. 다원적이고 실용적인 사회로 가기 위해선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결론적으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고 말했는데, 그중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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