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의 박지윤 산부인과 교수·박문석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둔위 자세가 쌍태아의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아정형외과학회지’에 발표했다.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란 태어날 때부터 고관절이 비정상적으로 자라서 관절의 모양이 변형되는 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기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부터 먼저 나오는 ‘둔위 분만’일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박지윤 교수팀은 2013년부터 5년간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에서 임신 23주 이후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 491명을 대상으로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의 발병 빈도를 분석했다. 쌍태아 여부와 태아의 자세에 따라 △단태아 둔위 152명 △쌍태아 둔위 204명 △쌍태아 두위 135명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단태아 둔위 신생아 중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을 앓고 있는 비율은 12.5%였다. 쌍태아 둔위는 9.8%, 쌍태아 두위는 0.7%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다변량분석을 시행한 결과 단태아·쌍태아 모두 둔위 분만일 경우 발병 빈도가 증가했다. 특히 쌍태아는 아기가 태어나는 순서와 상관없이 둔위 자세 자체가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빈도를 높였다.
박지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일 의료기관에서 많은 쌍태아 신생아를 대상으로 다양한 조합에 대한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발생 빈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난임 및 고위험 임신의 경우 보조생식술로 쌍태아 임신이 증가하고 있는데, 신생아 치료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문석 교수는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은 생후 3개월 이전에 진단하면 치료 방법이 간단하고 결과도 좋다”며 “둔위로 태어났거나 형제·부모에게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생후 6주 즈음에 고관절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조기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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