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신소재 대량 생산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3000억원, 2024년에는 1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제습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업체인 에이올코리아의 백재현 대표(38세)는 "2018년 창업초기 서울캠퍼스타운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에 연 매출 200억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36개 대학, 17개 자치구들과 함께 진행하는 창업기업 지원사업인 '서울캠퍼스타운'이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고려대학교 기반의 에이올코리아를 선두로 성균관대, 연세대 등이 지원사격하는 기업들의 투자유치와 인수합병(M&A) 성공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캠퍼스타운은 서울시?대학?자치구가 함께 청년 창업가를 대상으로 창업공간 지원과 교육 등 창업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현승훈 고려대 캠퍼스타운센터장(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은 "서울시는 정책개발과 예산, 자치구는 행정 지원을 하고 대학이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한다"며 "청년의 창업을 도울 뿐 아니라 고대가 위치한 안암동의 지역경제도 힘을 받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업 4년차인 올해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캠퍼스타운 창업기업들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에이올코리아는 지난 달 NH-아이리스 ESG 신기술투자조합, 우리신영그로쓰캡사모투자, 신영증권 등으로부터 2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졸업생 김하미 씨가 지난해 K-팝스타와 팬을 연결하는 네트워킹 플랫폼 '쿠키'를 창업한 후 최근 엔젤펀드로부터 4억원을 투자받았다. 1만2000명의 국내외에서 실질적 유저를 확보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성대 생물학과 출신의 정재헌씨가 설립한 스타브릿지는 피부측정을 통한 맞춤 화장품을 추천하는 '뷰인사이드' 서비스를 개발, 화장품전문업체와의 M&A계약이 임박해 있다.
VC관계자는 "서울캠퍼스타운 배출 기업들은 시와 대학 등의 뒷받침이 있는데다 캠퍼스타운 내부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VC들의 관심이 많다"며 "3~4년 내에 유니콘이 나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손홍규 연세대 캠퍼스사업단장(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매년 서울캠퍼스타운 지원기업 50곳을 뽑는 공고에 200~300개 팀이 지원한다"며 "졸업생 뿐 아니라 재학생, 교수, 일반인들까지 창업에 대한 열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손 단장은 "아이디어 창업은 6년, 기술창업은 10년가량 기다려줄 수 있는 창업지원 시스템이 갖춰져야 서울이 제 2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창업공간 확대와 지속적 예산지원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김경환 성균관대 캠퍼스사업단장(글로벌창업대학원장)은 전했다. 김 단장은 "스타트업들이 3~5년차에 다가오는 '데스밸리'를 넘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1~2년 후 힘든 고비를 넘기고 있는 청년들에게 창업공간을 계속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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