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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원유 생산량이 2030년까지 3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가 친환경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면서 화석연료 투자를 급격히 줄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원유 등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에너지 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금융자본 등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에 따라 화석연료 투자를 크게 줄이는 추세에 ‘협박성 불만’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빈 살만 장관은 에너지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환경 전문가 등의) 석유 가스 등의 개발과 사용 중단 메시지를 무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화석연료 투자가 계속 줄어들면 2030년까지 석유 생산량이 하루평균 300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싱크탱크 국제에너지포럼에 따르면 석유 및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세계 투자금 규모는 지난해 3090억달러(약 365조7000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30% 줄어든 규모다. 올해 투자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소폭 회복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는 아직도 연간 수십억달러를 들여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하루평균 1200만 배럴인 생산량을 2027년까지 1300만 배럴로 늘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내년도 재정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과 아시아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더 높였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원유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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